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경찰, 시민폭행 말썽

시위현장 지나던 시민 법적 투쟁 준비


시위현장을 지나다가 전경들에게 폭행을 당한 시민이 법적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13일 오후, 통일운동가 故 김양무 씨(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의 노제가 진행되고 있던 종묘공원 주변. 길을 지나가던 윤지현 씨(28세)는 현장에 배치된 전경들이 인도를 가로막고 통행을 차단하자 다른 시민 약 30명과 함께 이에 항의하면서 길을 열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당시 시위는 차도에서 벌어지고 있었으며, 시민들의 인도 통행을 막을 이유가 전혀 없어 보였던 것이다.

옥신각신 하는 과정에서 전경들이 윤 씨를 차도로 끌고 가 구타를 가했으며 윤씨가 쓰고 있던 안경이 파손·분실되는 일이 발생했다. 윤 씨는 구타는 없었던 걸로 할 테니 안경만은 찾아달라고 호소했으나 전경들은 "집에 돌아가라"며 막무가내로 윤 씨를 밀어낼 뿐이었다. 격분한 윤 씨는 전경이 들고 있던 핸드마이크 선을 붙잡고, 폭행을 가한 부대의 소속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지휘관으로 보이는 경찰관이 나와 전경들로 하여금 윤 씨를 에워싸게 한 뒤 핸드마이크 선을 잡고 있던 윤 씨의 오른손을 비틀었고, 고통을 느낀 윤 씨가 잡고 있던 선을 놓았음에도 한번 더 손목을 꺾었다는 것이다.

15일, 고대안산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윤 씨는 다발성 타박상 및 우 요골 골절로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다.

윤 씨는 인터넷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한편 그 당시 사건 현장에 있던 증인을 찾았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당시 사건을 지켜보았다는 시민 2명이 나타나 법정에서 기꺼이 증언할 뜻을 알려온 것. 게다가 당시 경찰관이 윤씨의 팔을 비트는 장면이 찍힌 사진까지 제공하는 시민이 나타났다.

윤 씨는 지금 폭행경찰관을 고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소한 문제라도 끝까지 책임을 물어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뤄내는 길이라 믿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덕우 변호사는 "경찰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나 이러한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는 것을 보면 경찰 내에서의 인권교육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