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사무실 출입 힘으로 막아
대우자동차 ‘노조원 및 상급단체 성원의 노조사무실 출입을 막지 말라’는 법원결정 이후 10일 경찰이 노조원의 노조사무실 출입을 적극적으로 가로막아 9일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9일에는 17명이 노조사무실에 갔다왔지만 10일에는 남문을 폐쇄해 버렸다.
10일 인천지법 집달관은 11시경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서문․정문․노조사무실․이종대 회장 옆방에 고시를 부착했다. 회사측은 뚜렷한 이유 없이 부평공장 남문을 폐쇄하고 노조원들의 출입을 가로막았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30분 법원 결정사항을 고시하려는 집달관을 회사가 고용한 용역깡패들이 몸으로 가로막기도 했다.
10일 오후 1시 노조간부와 정리해고자 등 5백여 명이 부평공장 근처 산곡성당에서 노조사무실 바로 옆에 있는 부평공장 남문을 향해 인도로 행진을 하던 중 대우차 정비사업소 사거리에서 경찰이 가로막았다.
노조원들이 법원 결정문을 보여줘도 경찰은 지시사항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현장에 있던 한나라당 안상수 인권위원장 등이 김종원 부평경찰서장에게 “불법행위니까 즉시 해산하고 출입을 보장하라”고 요구했으나 “인천시경의 지시에 따라 행동할 뿐”이라고 되뇌었다. 이에 한나라당 안상수 인권위원장 등이 민승기 인천지방경찰청장을 만나겠다고 자리를 떴다.
무방비 조합원에 방패, 곤봉 세례
경찰이 인도로 가는 것마저 계속 가로막자 조합원들은 “(노조사무실에 출입하는) 정당한 권리행사를 막지 말라”며 웃통을 벗고 누웠다. 경찰은 무방비 상태의 조합원들을 방패, 곤봉으로 두들겨 팼다. 이 자리에서 조합원 21명이 연행되고, 머리를 맞은 조합원 5명은 계속 구토를 해 안병원, 중앙병원, 성심병원으로 실려갔다. (이들 중 일부는 당장 수술해야 할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김일섭 대우자동차 노조위원장이 침통한 목소리로 전했다.)
산곡동 3거리 쪽으로 이동한 조합원들은 산곡동 성당 앞 전 차선을 점거하고 경찰과 투석전을 펼치기도 했다. 부평경찰서 경비과 관계자는 “노동자들이 차선을 점거, 교통흐름을 방해해 이를 제지한 것”이라고 발뺌했다.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노사협력실 관계자는 남문을 폐쇄한 이유를 묻자 “그 이유는 말할 수 없다”며 “새로 서문 쪽에 마련해 준 노조사무실로 가면 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집달관이 회사에서 새로 마련한 서문 쪽 노조사무실 대신 기존의 남문 근처에 있는 노조사무실에 법원 고시문을 붙인 것을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집달관이 자기 맘대로 붙인 것일 뿐”이라고 강변했다.
이날 부상자는 42명이며 이중 정상식 정상식 조합원은 언어장애 현상을 보이고 있고 유태희 조합원은 갈비뼈가 부러지고 허파가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우자동차 노조는 금속산업연맹 등과 함께 11일 오전 11시 부평 산곡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의 폭력만행을 규탄하고, 노조사무실 출입보장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