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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장애인 이동권 집회 강제해산

피해장애인 포함 30여명 집단연행…다수 부상


"이제는 더 이상 대중교통인 지하철 리프트를 이용하다 떨어져 다치고 죽을 수 없다.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분명 정부의 책임이다. 그 책임에 대해 인정하고 공개사과할 때까지 우리는 무기한 천막농성을 돌입한다." 1일 12시경 서울 광화문역 개찰구 앞에서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회의」(공동대표 박경석 등, 아래 이동권연대)는 결연한 투쟁의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1월 오이도역 장애인 리프트 추락 참사 이후, 이동권연대는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9월에 영등포구청역과 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추락사고가 일어나더니, 올 5월에는 발산역에서 오이도역과 같은 추락참사가 또 다시 발생했다. 이에 박경석 공동대표는 "이러한 장애인 참사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려하지 않는다"며, "서울시의 공개사과를 듣기 전에는 한발도 움직일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곧이어 집회참가자들은 천막을 올리고 쇠사슬을 휠체어에 감는 등 농성을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경찰들은 천막과 쇠사슬을 무자비하게 철거했다. 그리곤 연행을 무기로 해산을 강요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이에 응하지 않자, 이번에는 장애인들을 격리시킨 채 비장애인들을 무차별 연행했다. 끝으로 장애인 한명당 전경 대여섯명이 달려들어 장애인들마저 전경차로 연행했다. 휠체어 째로 옮겨지는 장애인들의 몸부림은 그야말로 처절했다.

결국 이날 장애인 집회는 시작 4시간만에 강제 해산되고, 무기한 천막농성은 무산됐다. 하지만 이날의 투쟁은 경찰들이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분노를 언제까지 힘으로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