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 열려 … '노동청소년의 교육 소외'에도 관심 필요
17일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참여연대 주최로 열린 이 공청회에서는 청소년들의 노동권보장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관련법령의 개정안이 제안됐다.
기조발제에 나선 이용교 교수(광주대 사회복지학부)는 "일하는 청소년의 존재에 대해 인정하고 현행 노동관계법령을 개선하고 준수하는 운동이 필요하다"며 "대도시에 청소년아르바이트지원센터를 1개소씩 설치해 진로․직업교육을 실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의 임성택 변호사는 "헌법 32조5항은 연소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일하는 청소년들은 오히려 노동착취와 비인간적 대우를 경험하고 있다"며 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청소년기본법에 대한 주요 개정안을 제시했다.
개정안은 △4인 이하의 사업장과 단시간 근로에 대해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근로계약서에 임금, 근로일, 근로시간의 시작과 종료시각과 같은 기타 조건을 명확히 기재한 후 본인에게 교부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 최저임금의 90% 삭감 지불 규정을 삭제하고 △연소노동자를 의무교육연령에서 벗어난 '16세 이상 19세 미만'으로 상향조정할 것 등을 제안하고 있다. 이외에 청소년기본법에 고용기회의 확대와 촉진, 노동법에 대한 교육 책임, 청소년근로상담센터, 지방청소년상담실 설치에 대한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실업교육과 관련해 한나라당 서병수 의원은 "실습생 관련 표준협약서에는 근로시간에 대한 규정을 제외하고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명시되지 않고 있으며 노동부는 표준협약서가 준수되는지 여부를 감독하고 있지 않다"며 실업계 학생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법이 노동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규정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비정규직 노동자나 연소노동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현실을 고려해볼 때 노동계뿐 아니라 청소년관련 단체들이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주목했던 '고용기회의 확대'라는 부분에 대해선 우려가 앞선다. 물론 고용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다양하고 건전한 직업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가출청소년의 탈선을 막을 수도 있다는 이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청소년을 싼값에 부려먹기 쉬운 노동력으로만 인식하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고용기회의 확대는 아이들에게 착취당할 기회가 다양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취업해서 교육과 훈련으로부터 소외된 노동 청소년에게 어떻게 기회와 여건을 보장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조진원 부소장의 지적도 같은 맥락에서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