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아래 언론노조, 위원장 신학림)이 스포츠조선(사장 하원) 내의 성폭력 사건 등과 관련해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15일 프레스센터 앞에서 최근 스포츠조선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및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하사장의 공개사과 △성폭력 사건 책임자문책, 재발방지 대책 수립 △피해자 보상 등을 촉구하며 무기한 철야농성을 전개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조측에 따르면, 회식자리에서 사측 고위 간부인 모 국장이 임신 8개월인 ㅈ모씨에게 "술은 뱃속에서부터 배워서 나와야 한다"며 계속 술을 강권한 것. 이에 ㅈ씨가 거부했지만 모 국장은 ㅈ씨가 술을 마셨는지 까지 확인했다. ㅈ씨는 진술서를 통해 "모 부장은 회식자리에서 여사원들을 모 국장 옆에 앉으라고 강요를 여러 차례 하였고 술을 거부하는 여직원들에게도 억지로 술을 권하"였다고 증언했다. 또한 회식 후 여직원들에게 노래방에 같이 가 줄 것을 요구하고, 노래방에서는 여직원들에게 과도한 신체접촉을 하는 등 일상적으로 성폭력을 일삼았다.
사측의 횡포는 계속됐다. 여성 조합원들이 사측의 부당한 행위를 막고자 공개적으로 부서장과의 대화 내용을 녹음하려고 하자 이를 문제삼으면서 수차례에 걸쳐 사과와 징계를 요구하는 등 이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온 것. 이로 인해 한 여성 조합원은 급성위염과 전신쇠약으로 약 2주간 입원치료를, 임신 중이던 조합원은 병원으로부터 "조기분만통이 있어 절대안정을 요한다"는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에 언론노조 스포츠조선지부(위원장 이영식)는 하 사장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가해자로 지목된 모 국장 역시 "'성희롱' 사건 등은 조작된 것"이라며 도리어 스포츠지부가 발표한 성명서 내용을 문제삼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여기에 사측의 계속되는 부당노동행위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노조측은 지난해 8월 하사장(전 조선일보 간부)이 취임한 이후 150여명에 달했던 조합원은 1백여명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사측이 인사와 고용불안을 이유로 노조탈퇴를 종용하고 있으며 조합원을 부당전환배치하는 등 공공연하게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영식 위원장은 "하 사장 뒤엔 거대한 '조선일보'가 있다"며 "조선일보측이 절대 노조에는 질 수 없다는 입장인데다가 사안의 파급력을 우려해 노조를 더욱 옥죄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가 이번 사태에 대해 방성윤 조선일보 사장에게 직접적인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 때문이다.
앞으로 언론노조는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철야농성을 계속하는 한편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또한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노동부와 여성부 및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는 등 투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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