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시화공단 노동자 권리찾기 모임 ‘월담’의 2016년 사업보고회가 열렸습니다. 월담을 응원하고 함께 하는 후원회원분들에게 한 해 동안 월담이 어떤 활동을 어떻게 펼쳐왔는지 함께 나누는 자리입니다. 후원회원뿐만 아니라, 월담을 통해 함께 만나고 활동해 온 이들이 모여 한 해를 돌아보고 다음 해를 계획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매번 다른 장소를 빌려서 행사를 하다가 올해는 새로 마련한 월담 사무실에서 오붓하게 진행했습니다.
2016년 월담을 돌아볼 때, 기억에 남는 건 3가지입니다. 임금에 대한 권리를 공단 노동자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서 벌였던 실태조사, 선전전, 전화연락, 임금교실과 같은 여러 활동들, 공단 노동자들의 노동과 삶 전반을 돌아보면서 구체적인 변화의 목록과 노동자들의 권리를 머릿속에서나마 정리해보고 구성해봤던 지역 토론회, 새롭게 월담 상근 활동을 시작하게 된 동료와 멋진 월담 사무실입니다.
임금사업은 사랑방에서 2014년부터 구성해 활동했던 임금팀의 결과물을 토대로 공단 노동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임금에 대한 권리를 만들어보고자 했던 활동입니다. 가능한 많은 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서 발로 공단 곳곳을 뛰면서 임금실태조사를 하고 조사 결과를 알려드리고 정기적인 소통을 위해서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각기 다른 회사에 속한 노동자들이 공단 노동자 임금 협상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공단 노동자들이 공통으로 처하는 여러 상황들과 그 가운데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권리를 선전물과 임금교실 조직을 통해서 풀어보고자 했습니다. 실태조사 때 연락처를 남긴 160여 명의 노동자들에게 일일이 전화연락을 돌리고 마치 길거리 캐스팅이라도 하듯이, 선전물을 건네며 임금교실 참여를 제안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월담에서 공단노동자들에게 임금교실을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조직했던 것은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소수 정예로 운영된 임금교실이 올해에는 회원모임으로 정례화된 것도 작은 성과입니다.
지역 토론회는 지난 2년 여 동안 공단정책팀이라는 형태로 이어져 왔던 모임의 결과를 정리하면서, 그 고민을 안산지역 운동단체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던 자리였습니다. 반월시화공단을 바꾼다는 것, 노동자들이 모이는 흐름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사실 월담만으로 가능한 일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단이 위치한 안산에서 지금과는 다른 어떤 바람이 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럴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지역의 단체들과 함께 공단 노동자의 현실을 공유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고민해보는 자리가 필요했습니다. 토론회와는 별개로 월담에서 지역 단체들을 방문하면서 월담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항상 활동을 할 때는 기대에 못 미치고 아쉽기도 하고 후회가 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사업보고회 자리에서 모아놓고 보면 나름 뿌듯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 부지런히 움직였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월담에서도 2017년을 함께 계획했는데요. 올 해는 지난 3년 동안 월담 활동을 중간 점검 하면서 성과는 성과대로 잘 갈무리하고 관성화 된 활동을 과감히 정리하면서 구체적으로 평가 가능하고 결과를 남길 수 있는 조직화 활동을 시도해 보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단지 월담이라는 모임이 아니라, 공단 노조와 같은 구체적인 조직 형식에 대한 청사진도 함께 그려보면서 좀 더 구체적인 한 발을 내딛는 2017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