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후원인 인터뷰

석류동굴의 석순 같은 사랑방, 이제야 후원합니다^^

윤지영님을 만났어요

몇 년을 만나도 마치 며칠 전에 만난 사람처럼 한결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번에 신규 후원을 시작한 윤지영 님입니다. 변함없는 모습에 시간을 잊게 하는 힘이 있죠. 그뿐만이 아니라 어려운 부탁을 해도 쑥쑥 받아주는 덕에 싸우는 노동자들의 든든한 백이기도 합니다. 저는 기륭전자 유흥희 분회장의 서울구치소 알몸 검신에 분노하며 함께 인권위 진정 등의 대응을 하면서 윤지영 님의 매력에 더 푹 빠졌답니다. 사랑방은 고향 같다는 윤지영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열정만이 아니라 겸손하기도 한 윤지영 님의 인터뷰 덕에 큰 힘을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 사랑방을 후원하게 된 이유는 뭐예요?

 

사랑방은 고향 같은 기분이 들어요. 천천히, 조용히 그러나 어느 순간 인권을 켜켜이 쌓아 올리는 석류동굴의 석순 같아요. 그런데 사랑방 활동가에게 후원하고 있냐는 질문을 받고 머리를 한 대 맞는 기분이었어요. 좋아하는 사랑방이건만 왜 여태 후원을 안 하고 있었나 부끄러워하며 부랴부랴 후원신청서를 썼어요. 너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 학생시절 사랑방에서 자원활동도 하셨다는데 어떤 일을 하셨는지요? 사랑방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무엇인지요?

 

신자유주의가 막 확산될 즈음 사랑방에서 반 년 조금 넘게 자원활동을 했어요. 사회권팀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인간답게 살 권리> 책 집필에 참여했어요. 제가 맡은 부분이 ‘여성’이었는데 덕분에 여성 노동과 여성 빈곤 문제를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사랑방의 다양한 활동에도 결합했어요. 당시 인권영화제에서 봤던 <칠레전투>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사랑방하면 ‘칠레전투’의 한 장면, 군부가 이끄는 탱크들이 아옌데 정부가 있던 대통령궁을 쳐들어가는 장면이 떠올라요. 그리고 사랑방에서 해먹었던 밥도 떠오릅니다^^;; 아무튼 인권이라는 것을 사랑방에서 처음 알고 고민하게 된 곳이라 고향 같은 느낌이 들어요.

 

◇ 지금 하시는 일은 무엇인지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노동 현장에서 변호사는 필요악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나마 할 줄 아는 게 법을 다루는 것이어서 부득이 주로 노동 분야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사랑방이 안산에서 하는 월담문화제에서 무료 노동상담도 하시던데 그때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상담 하나하나가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날 법한 일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특별히 기억나는 사례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은 너무 한계가 있어서 제가 하는 말이 과연 도움이 될까, 오히려 의지를 꺾는 것은 아닐까, 지금 필요한 건 법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투쟁이지 않을까 매순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윤지영 변호사 하면, 일중독자, 온몸을 다 바치는 인권변호사 이미지가 강한데요, 최근 하고 있는 활동 중 기억에 남거나 사랑방 후원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뭔지요?

 

기분이 좋은데 왜 부끄러울까요^^;; 아무튼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다만 변호사가 열심히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의문이 들어요. 특히 노동 현장에서는 말이지요. 노동 현장에서는 당사자의 투쟁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요. 또한 연대하는 이들의 힘도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소송 중에 세월호 기간제 교사인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순직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이 있습니다. 똑같이 학생들을 구하려다 희생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순직을 인정받지 못한 두 분말입니다. 처음에 소송을 할 때는 정말이지 자신이 없고 어깨가 무거웠어요. 그런데 두 분의 아버님을 비롯하여, 활동가, 노조, 종교인, 시민, 기간제 교사 등등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 싸우고 계십니다. 덕분에 소송 분위기도 나쁘지 않고요.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인권과 정의 앞에 자격증이나 전문가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현장을 고민하고 열의를 가지고 열심히 연대하는 모든 분들이 결국 사회를 바꾸는 주역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