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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성명]11월 15일 농민대회를 피로 물들인 경찰폭력에 대한 진상조사 계획 및 항의

11월 15일 농민대회의 경찰폭력에 강력히 항의하며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한다.
- 성 명 서 -


1. 우리는 11월 15일 여의도에서 농민들을 상대로 벌여진 극악무도한 경찰들의 폭력과 11월 21일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벌어진 농민들의 집회시위를 상대로 한 경찰들의 위법적이고, 불법적인 법집행에 대해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으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2. 농민단체의 커다란 저항 속에서 쌀 비준안이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기업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통과된다면 결국 우리 농업은 붕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비준안은 미국과 초국적 자본의 이익 앞에 농민들의 생존권과 온 국민의 식량주권을 팔아먹은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협상안 자체가 굴욕적이며 그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우리 농업의 근간인 쌀을 완전 개방하는 대신 8%를 영구적으로 수입하기로 협상을 한 것이며, 이 가운데 30%를 가공용이 아닌 시중 판매 하겠다라는 것이다. 결국 정부는 년 500만명이 수입쌀을 의무적으로 먹어야 하는 협상을 하고 국회비준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비준안은 결국 농민의 생존권을 송두리째 몰살하는 처사이며, 반민중적인 처사임을 밝힐 수 밖에 없다

3. 농민들은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서 자신들의 생존권을 수호하고,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하는 것이며, 이는 너무나 정당한 투쟁인 것이다. 하루 빨리 정치권은 정당한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쌀비준안을 폐기처분하여야 한다.

3. 하지만 정부와 경찰은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할 생각은 하지 않고 경찰력을 동원한 물리적인 폭력으로 오늘의 사태를 만들고 말았다. 11월 15일 여의도에서 벌어진 경찰의 극악무도한 폭력 행위는 더 이상 경찰이 이 나라의 경찰이 아님을 선포한 것이며,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라는 스스로의 다짐을 스스로 파기한 것 밖에 되지 않는다.

4. 집회 당시에서의 폭력뿐만 아니라 경찰은 집회시위에 참가할 우려가 있다며 전 고속도로를 점령한 체, 농민들의 상경을 막았을 뿐 아니라, 검문검색을 불법적으로 자행하였다. 이는 경찰관들이 임의적인 법의 해석과 집행을 막무가내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경찰들이 법을 준수하는 최소한의 공권력의 책임마저 도외시 하고 있는 것이며, 한마디로 공권력을 가장한 폭력으로 밖에 볼 수 없다.

5. 경찰은 지난 10월 4일 ‘경찰관 인권보호를 위한 직무규칙’을 발표하였다. 자신들을 ‘인권경찰’이라 부르면서,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천명하였다. 하지만 작금의 경찰의 모습은 이전 군사독재 정권 시절 보았던 경찰들보다 더욱더 잔인하고 폭압적이다. 농민들을 향해서 갈아서 날을 세워놓은 방패를 무자비하게 휘두르고, 부상당한 농민을 집단으로 밟는 것이 과연 ‘인권경찰’인가?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는 시위대에게 무자비한 폭력과 언어폭력을 하는게 과연 이 나라의 경찰이란 말인가?

6. 하지만 이러한 폭력은 11월 15일 당일에만 그친 것이 아니었다. APEC기간 반 아펙을 외치는 수많은 민중들을 향해 경찰폭력은 여전히 기승을 부렸으며, 지난 11월 21일 농민대회는 원천봉쇄당하고 집회의 자유마저 근거없는 경찰들의 자의적인 법집행으로 인해서 유린당하고 말았다. 또한 11월 23일 있을 국회비준 반대 농민대회는 경찰이 공공연히 원천봉쇄와 강제연행 등 폭력을 휘두르겠다라는 의지를 굽힘 없이 보여주고 있다.

7. 인권단체 연석회의는 민주노동당과 여러 시민사회 단체들과 함께, 이번 경찰폭력에 대해서 진상조사단을 구성하여서, 끝까지 경찰 쪽의 책임을 물을 것이며, 경찰들의 위법한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임을 밝혀둔다.

8. 우리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인권경찰’이라는 허울 좋은 말로만 된 옷을 만들었던 ‘허준영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한다. 더 이상 경찰은 인권이라는 이름을 쓸 수 없음을 강력히 경고 한다

우리의 요구
1. 11월 15일 농민대회 집회 진압 책임자를 즉각 파면하라.
2. 허준영 청장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과하고 사퇴하라.
3. 경찰은 위법한 행위를 중단할 것이며,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라.
4. 정부는 농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5. 정치권은 지금 당장 비준안 논의를 중단하라.

2005년 11월 23일
--인권단체연석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