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만든 후원인 모집 안내문에는 이런 문구가 있어요. “자원활동도 함께해요” 사실 속으론 이 문구가 비현실적이라 생각했어요. 역시 사랑방, 욕심도 많아 하구요 ㅎㅎ 자원활동을 하시다 후원을 시작하시는 분은 있지만 후원을 하시다 자원활동을 시작하시는 분은 ...? 그런데 이번에 자원활동가 상담을 하다가 이 문구에 맞는 분을 만났습니다. 유은향님은 사랑방 후원을 해주시다가 이번에 자원활동도 시작하셨어요. 어떤 계기로 자원 활동을 시작하시는지 궁금하여서 이번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 간단한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서울 마포에 살고 있고요, 특별히 소개할 만한 것은 없는 평범한 여성 노동자입니다. 세상에 불평 불만이 많고 싫어하는 것도 많아서 입만 열면 온갖 안 좋은 말만 쏟아 놓긴 하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좋아하는 것도 많은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람이랍니다. 책 읽는 것 좋아하고 음악 듣는 것도 좋아하고 피아노 치는 것도 좋아하고 수영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회사에서는 불만만 많고 말수도 별로 없어서 다들 저를 사회 부적응자 비슷하게 보지만 알고 보면 그렇게 어둡기만 한 사람은 아니에요. ㅎㅎ ◎ 사랑방은 어떻게 알게되셨나요? 고등학교 때 영화를 좋아해서 <씨네21>을 자주 읽었는데요, 그 지면에 보도된 <레드 헌트> 사건으로 처음 서준식 선생님을 알게 되고, 그 후로 <한겨레> 등 여러 매체에서 서준식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사랑방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서준식 옥중서한>이나 <서준식의 생각> 등의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이나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열렸다고나 할까요. 인권영화제에도 몇 번 놀러간 적이 있어요. ◎후원을 해오시다가 자원을 시작하시게 되었는데요. 자원을 결심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혹시 있나요? 네, 학생 때부터 서준식 선생님의 글을 통해서 사랑방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때부터 작은 돈이지만 드문드문 후원을 했어요. 사랑방만이 갖고 있는 지향이나 활동이 좋았고 공감을 느꼈거든요. 그리고 지금처럼 꾸준히 계속 후원을 하게 된 건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네요. 그동안 항상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만 갖고 있으면서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실천은 하지 않고 살았어요. 그러다가 작년 여름부터 인문사회과학책방 <풀무질>의 책읽기 모임에 참여하게 됐는데, 풀벌레 은종복 아저씨를 비롯해서 그 책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이 저에게 좋은 생각을 불어넣어 준 것 같기도 하고요, 또 작년 가을에 결혼을 하면서 삶에 변화가 생겨서 그런지 새해부터는 저도 후원 이상의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원활동을 신청했습니다. 음... 더 솔직히 말하면 지금 노동자로서의 삶이 너무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서 말이죠, 흐흐. 퇴근 후에라도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 활동을 하면 제가 조금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도 컸습니다. ◎앞으로 자원활동으로 꼭 해보시고 싶은 활동은 무엇인가요? 해보고 싶은 활동이라면 아무래도 제가 지금 노동자니까 사회권, 특히 노동권 쪽에 관심이 많거든요. 비정규직 문제라든지 여성 노동 문제라든지 좀더 나아가서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싶어요. 책읽기나 글쓰기를 좋아해서 인권오름 기사도 써보고 싶고요. ◎ 사랑방 활동에 이전부터 관심 갖고 지켜봐 주셨는데 아쉬운 점은 없으신가요? 아쉬운 점은 없는데요. ^^;; 그냥 사랑방이 좋아요. 특히 노동자들이 퇴근 후에도 사랑방의 주체가 되어서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 뻔한 질문이지만 마지막으로 2011년 새해 소망과 계획은 무엇인가요?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렸으니 둘이서 예쁘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고요, 올해 목표가 있다면 기타를 꼭 배우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방에서 계속 활동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슬프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세상, 가난한 사람들도 주인이 될 수 있는 세상이 한 걸음 더 가까이 왔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