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민사지법 김귀정 씨 유족에 배상판결
서울민사지법 합의18부(재판장 박장우 부장판사)는 23일 91년 5월 시위도중 경찰의 검거를 피해 달아나던 시위대에 깔려 숨진 성균관대생 김귀정(당시 25, 불문과 3)씨의 어머니 김종분(55)씨 등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는 유족들에게 1억3천9백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경찰이 시위진압을 하면서 합리적인 정도를 넘는 최루탄을 사용하여 시위대를 극히 빠른 시간 안에 포위하고 폭행까지 하는 바람에 시위자들이 인근 골목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발생시켰으며 이로 인해 사건현장에서 김귀정이 땅에 쓰러져 숨진 사실이 인정된다”며 “전투경찰들의 직무집행 상 과실로 발생한 이 사건사고로 인하여 사망한 김씨와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숨진 김씨도 불법시위에 참가해 사고발생의 원인을 제공”했으므로 30%의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유족들은 김씨가 지난 91년 5월 전국 22개 지역에서 열린 ‘노정권 퇴진 제3차 국민대회’에 참가해 퇴계로4가 대한극장 부근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의 토끼몰이 식 진압으로 골목길로 쫓긴 시위대에 깔려 숨지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