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의 등장 이후 의사표현의 자유에 관한 한국의 인권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유엔 특별보고관이 국내 최초로 방한함에 따라 인권단체들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엔인권위원회(Commission on Human Rights)의 의사표현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Special Rapporteur on Freedom of Opinion and Expression) 아비브 후싸인(Abid Hussain)씨는 25일 입국하여 현재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피해자, 인권단체, 정부관계자 등을 만나 의사표현의 자유에 관한 한국의 인권상황을 조사하여 내년 3월에 열리는 제52차 인권위원회에 한국의 의사표현의 자유에 관한 공식 조사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는 조사내용뿐만 아니라 한국에서의 의사표현의 자유를 보호, 신장하기 위한 권고안을 포함할 예정이어서 한국의 인권상황에 관한 객관적인 판단기준이 될 것으로 민간단체는 전망하고 있다.
인권협 등 국내 인권단체는 "특별보고관의 방문을 통해 한국의 인권을 유엔이 정한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한국 정부는 90년 유엔인권조약에 가입한 이후 유엔과 국제사회로부터 국가보안법의 개선, 교원노조의 결성과 파업권의 보장 등 구체적 권고안을 받았지만 권고안을 무시하거나 경시하여 가입에 따른 성실한 의무를 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후싸인 씨는 26일 민주노총(준)과 김선수 변호사(민변)를 만났고 27일 전교조 정해숙 위원장, 정태춘, 장상환 교수(한국사회이해의 저자), 인권협, 언론노동조합연맹 등 민간단체와 양심수 가족 등을 만났다. 특히 민간단체는 수감중인 세계 최장기수 김선명(45년째 복역)씨와 작가 황석영씨와의 만남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인권협과 가진 면담에서 후싸인 씨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인권이 개선된 점이 보이긴 하지만, 여러 분야에 걸쳐 국가보안법이 심각하게 남용되고 있으며, 특히 사상전향제도, 제3자 개입금지 등 인권침해 요소가 많이 보이고 있다"며 "정부는 인권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28-30일까지 정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기자협회 등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고 30일 기자회견을 끝으로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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