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지난 3일 만도기계에 투입된 공권력이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무차별적으로 끌고 가는 현장을 군산 오장동 성당의 문정현 신부는 이렇게 표현했다.

당시 전북 익산공장의 현장에 있었던 문 신부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달려간 현장은 노동자와 가족들의 절규로 가득했다”고 설명했다. 문 신부는 “부녀자들과 젖먹이 아이에게까지 최루탄과 최루액을 무차별적으로 쏘아대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문 신부에 따르면 경찰은 당시 2동의 옥상에 있던 조합원과 가족들을 끌어내기 위해 “내려와서 신분만 확인되면 곧바로 집에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경찰은 약속을 믿고 자진해서 내려온 노조원들을 강제로 연행하고 가족들을 호송차에 태워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던 가족들 중 많은 수가 전경들에 떠밀려 머리가 깨지는 등의 부상을 입었고 한 부녀자는 갈비뼈 3대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문 신부는 “당시 ‘애기 죽인다’는 가족들의 울부짖는 소리와 아이의 울음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지만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들을 연행했다”고 밝혔다. 문 신부 역시 이 광경을 보고 경찰에 강력히 항의하다 한때 경찰서로 연행되기도 했다.

당일 오후에 풀려난 문 신부는 다시 공장으로 가 아직 한쪽 옥상에 있는 사람들 중 아이들에게 물이라도 갖다 줄 수 있게 요청했지만 번번이 제지당했다고 한다. 문 신부는 “현 정권이 그 동안 숨겨 놓았던 거대한 발톱을 드러냈다”며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4일, 경찰은 공권력을 동원, 연행된 가족의 안부가 걱정돼 면회를 온 사람들까지도 제지하는 등 가족의 안타까움마저도 짓밟아 버리는 잔인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