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없는 주민들 불안 시달려
날씨가 풀리면서 다시 강제철거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정릉4동 재개발지역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은 최근 구청으로부터 "자진 이주하지 않을 경우 강제철거를 집행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받았다.
정릉4동 재개발지구에는 현재 아동과 노인 40여 명을 포함해 27세대 70여 명의 세입자들이 살고 있고, 2주전부터는 철거용역회사 직원 20여 명이 현장에 상주한 채 주민들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세입자 18세대가 참여하고 있는 '희망 세입자대책위원회'의 정덕례 위원장은 "조합측에서 임대아파트 입주를 제시하고 있지만, 세입자들은 천만원에 달하는 계약금과 다달이 30만원 가까이 지출되는 임대료와 관리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임대아파트 입주를 받아들일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세입자들은 21일 성북구청 앞에서 '강제철거 중단'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기로 했다.
한편, 성북구청측은 관내 30개동 가운데 15개동에서 재개발을 시행 또는 예고하고 있으며, 예정대로 재개발이 마무리될 경우, 관내의 빈곤층 대다수가 성북구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할 형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경기도 부천시 오쇠동의 세입자들 역시 계속되는 철거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공항 인근에 위치한 오쇠동은 비행기 소음 공해가 심해 주거지를 숲 지대로 바꾸는 공사가 진행중이며, 대다수 주민들이 이미 지역을 떠났다. 그러나, 3개월치의 이주대책비(4인 가족 기준 5백만원)만으로 새 보금자리를 찾기 어려운 세입자 1백여 세대는 새로운 주거공간의 제공을 요구하며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 이 지역의 공가(빈집) 철거는 거의 완료됐으며, 곧 세입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생가에 대해서도 공권력을 동원한 강제철거가 실시될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