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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혈액순환'보단 '노동환경 순환'이 우선

동방제약, 창립 25년에 1년 넘긴 노동자 없어


징코민(혈액순환촉진제)을 만드는 한 제약회사가 저녁식사도 지급하지 않은 채 늦은 밤까지 노동자들에게 잔업을 강요하고 있다. 더구나 노동자들의 퇴사를 막기 위해 입사 시 '3년 내에 퇴직하면 퇴직금을 받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쓰게 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사업장은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동방제약(대표이사 박화목). 65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이 사업장은 국민연금과 의료보험 등 4대 보험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것은 물론 연, 월차, 생리휴가도 보장돼 있지 않다. 게다가 매일 3~5시간의 잔업을 강요하고 있지만 잔업수당 역시 지급되지 않고 있어, 창립한 지 25년이 지나도록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단 한명도 안 되는 실정이다.

노동조건이 열악함의 극치를 이루자 노동자들은 지난해말 노조를 건설하고 사측과의 교섭을 시도했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를 인정할 수 없다며 교섭을 요구하는 노조의 공문마저 수취를 거부하고 있어 노동자들은 매일 회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있다.

조용섭 노조 위원장은 "현재 대표이사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노동부에 고소한 상태"라며 "겨울 한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난방도 안 되는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지금 동방제약 노동자들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어 "노동조건이 너무 열악해 가족들은 물론 지역 노동단체에 회사상황을 얘기하는 것 마저 창피하다"며 "심지어 월요일에는 오전 8시에 출근해 대표이사가 주재하는 예배까지 참석해야하는 실정"이라고 털어 났다.

박대균 노조 사무국장 역시 "노조가 결성된 이후 안성시 사업장 노동자들은 정시출퇴근을 벌여나가고 있지만 서울 영업소의 경우 사측의 노동력착취는 계속되고 있다"며 "아마 노조의 힘이 더 커지면 사측은 위장폐업을 감수하고서라도 노조를 와해하려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동방제약 박 대표이사 앞으로는 개별적으로 퇴사한 노동자들의 고소가 13건이나 접수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