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신학철 씨가 자신의 그림 '모내기'에 대해 내린 대법원의 유죄판결이 국제인권조약의 '표현의 자유'(19조)를 위반하고 있다며 지난달 말 유엔 인권이사회에 이 사건을 제소한 것과 관련해 유엔 인권이사회가 우리 정부에 '모내기'를 폐기해서는 안 된다는 결정을 통보해왔다.

신 씨의 대리인 조용환 변호사는 30일 유엔 인권이사회가 지난 29일 서한을 보내 "신 씨의 그림원본을 폐기하지 말 것과 6개월 이내에 이번 사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힐 것을 우리정부에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현재 유엔 인권이사회는 '모내기'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국제인권조약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한 심리절차를 진행중이다.

신 씨는 지난 87년 그린 '모내기'를 검찰이 "풍성한 모내기에 행복해하는 북측 농부의 모습과 외세문화청산에 허리가 휘는 남측 농부의 모습을 대비해서 그렸다"고 주장, 국가보안법 위반(고무․찬양 등)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대법원의 유죄취지 파기환송으로 지난해 11월 유죄가 확정됐다. 이에 신 씨는 지난 4월 유엔인권이사회에 이 사건을 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