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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노동사무소, ‘시정명령’후에 뭘했나?

“대송텍노조가 상급단체 배제하면 ‘적극중재’”


‘군부대 동원계획’을 담은 문서까지 작성한 대한송유관공사(대표이사 조헌제)의 고용을 둘러싸고 지방노동사무소,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등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또 지방노동사무소장이 노조에 “상급단체를 배제한다면 적극 중재하겠다”는 등 노조의 자주권을 침해하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견근로자 89명을 오는 10일자로 전원해고 조치한 대한송유관공사(대표이사 조헌제)의 조치를 둘러싸고 대송텍 노동조합(위원장 최병운)이 지방노동사무소장을 고소하고, 대한송유관공사노동조합 등이 송유관공사 측을 부당노동행위로 진정한 사실이 밝혀졌다.

대한송유관공사가 지난 3일 (주)대송텍 소속 파견노동자 89명을 오는 10일자로 ‘계약해지’ 통보한 데 대해 대송텍노동조합은 8일 정수복 성남지방노동사무소장 등 3명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소했다. 대송텍 노조는 고소장에서 지난 7월 19일 “성남지방노동사무소가 대한송유관공사에 ‘직접고용 혹은 완전한 도급전환’을 통보하고도 이후에 노동사무소의 책임 및 직무를 의도적으로 방기했다”고 주장했다. 대송텍 노조는 또 “성남지방노동사무소가 대한송유관공사에 “‘대송텍과 체결한 용역도급계약은 실제적으로 근로자 파견에 해당돼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파견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통보하며 계약해지 등으로 고용불안을 야기시키지 말라‘고 해놓고도 사실상 시정조치를 포기했다”고 강조했다.

대송텍 노조는 이어 정수복 성남지방노동사무소장이 지난 6일 대송텍 노조 최병운 위원장 등에게 “지금이라도 노조가 상급단체를 배제한다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용의가 있다”며 사실상 대송텍 노조의 상급단체인 전국민주화학섬유연맹(위원장 오길성) 배제를 요구한 사실을 밝히고, “대한송유관공사의 ‘계약해지’ 책임을 결과적으로 노조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한송유관노조공동투쟁위원회는 지난 6일 대한송유관공사가 자체 인사명령을 통해 정규직 노동자 30명을 각 서면발령한 데 대해 같은 날“파업중 인사명령은 불법”이라며 성남지방노동사무소에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진정을 하는 하편, 지난 7일에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기도 했다.

한편 8일 국방부를 방문한 대송텍 노조 최병운 위원장 등에게 이병락 국방부 군수기획과장은 “우리는 기름만 받으면 된다. 쟁의행위가 발생해 기름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대송텍에 손배소송을 할 계획”이라며 감독권을 행사할 의사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대송텍 노조 최병운 위원장은 8일 저녁 전화통화를 통해 “대한송유관공사가 노노 밥그릇 싸움으로 몰아가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대한송유관공사노조 등과 연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대한송유관공사의 군부대 동원계획 등에 대해 “대송텍 노조는 이미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앞으로 회사측의 조치결과에 따라 파업 등 노조에 보장된 권리를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송텍 노조는 전국민주화학섬유연맹에 교섭권을 위임, 9일 대한송유관공사 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8일 저녁 11시 현재 아무런 응답이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