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째 방치돼 온 삼청교육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피해 배상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법학자들에 의해 강하게 제기됐다. 이는 30일 서울 기독교회관 대강당에서 삼청교육대 인권운동연합(회장 정영순) 주최로 열린 공청회에서 나온 것이다.
80년 8월 군사정권은 국가보위비상대책위의 삼청계획 제5호에 따라 6만여 명을 검거, 그 중 4만여 명을 군부대에 수용해 강제노역과 구타를 가하며 ‘죽음의 순화교육’을 시켰다.
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강경선 교수는 “삼청교육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제5공화국의 비상계엄 상태에서 실시됐”고 “피해자들은 영장 없이 체포․구금․강제노역에 처했고 죽음에까지 이르렀다”라며 삼청교육의 불법성을 강조했다. 이어 강 교수는 “조속히 삼청교육 피해자 명예회복 및 배상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부당한 국가공권력에 의한 피해를 구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국대 법학과 한상희 교수 역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에 의한 삼청교육은 헌법 파괴 행위의 최악의 유형이고 그 피해가 치유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 자체도 헌법에 반하는 상황”이라며 국회는 마땅히 이들의 피해를 배상하는 입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껏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삼청교육 피해자에 대한 배상(보상) 특별법안이 89년부터 13․14․15대 국회에 세차례 제출됐으나, 국방위에서 논의되지 못한 채 매번 국회임기 만료로 자동폐기됐다. 지난 해 8월 피해자들이 또 입법청원했으나 1년이 넘도록 무응답이다. 그렇다면, 80년도에 신군부가 벌인 대규모 인권유린 사건인 삼청교육대의 피해자들은 5․18 학살 등과 달리 왜 아무 구제를 받지 못한 것일까?
이에 대해 여수 한영대학 경찰행정학 이철호 교수는 “삼청교육 피해자 대부분이 ‘힘없는 약자’이기 때문”이라며 “결국 피해자들이 직접 나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여론화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피해자들에게 당부했다.
19살 때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머리를 다쳐 힘들게 살았다는 한 방청객은 “88년에 피해를 보상해준다고 해서 신고를 했는데, 아무 보상 없이 14년이 흘렀다”며 “우리를 농락한 것”이라고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후, 삼청교육대인권운동연합 회원 30여명은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집 근처에서 저녁 5시께부터 5시간 여 집회를 열고 “삼청교육대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을 촉구했다. 앞으로 집회는 1주일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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