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가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린 '구금시설 수용자 건강권 보장방안 마련을 위한 청문회' 자리에서 지난 8월 청송 제2보호감호소에서 출소한 조석영 씨는 "아픈 걸 죄에 대한 응보로 여기는 시선을 감내한 채 몇 시간 동안이나 포승에 묶이고 수갑이 채워진 상태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느냐"며 수용자 건강권을 바라보는 시선에 의문을 제기했다.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은 기대조차 하기 힘들고 약물만 과다 투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한 조 씨는 "수용자의 재활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도 한 건강권 문제를 구금시설에서 적극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상희 변호사(법무법인 한결)도 검찰이나 교정직원들이 수용자를 구금하는 것 자체만을 중요한 목적으로 여기고 있다"고 비판하며 "자유형을 집행한다고 해서 건강권까지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수용자의 건강권을 제약하는 또 다른 주요 요인으로 시설내 상주 의료인력의 부족과 예산부족 등의 문제가 거듭 제기되자, 법무부 교정국의 김용석 관리과장은 "내년에 수용자의 건강권 증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증액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객석에 있던 인권운동사랑방 유해정 상임활동가는 "법무부가 몇 년째 실제 추진도 안될 계획들만 되풀이 내놓고 있다"고 비판한 뒤 "고민과 관심만 있으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구체적 계획을 실행에 옮길 것을 촉구했다. 유 활동가는 수용자 자가진단 교육이나 보건소 등 지역 의료사회와의 연계망 구축, 전문가위원회 설치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나아가 점차적으로 "교도소를 지역사회에 개방하면서 수용자의 인권 문제를 둘러싼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권하루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