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1일, 세월호 6주기를 앞두고 열린 노란 차량 행진 행사에 사랑방 활동가들과 함께 참여 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국적으로 강조되고 있기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가 어려웠는데요, 이에 따라 차량을 이용한 행진을 통해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차량행진이 처음이라 어떻게 진행되는지 내심 궁금함이 있었습니다. 사랑방에서는 차량 두 대로 참여했는데 그 중 한 대는 제가 운전대를 잡았거든요.
서울에서 민선 활동가와 함께 안산 화랑유원지로 향했습니다. 화랑유원지 주차장에 도착하자 입구에서는 참여자들 전부를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차량을 타고 접촉 빈도를 낮췄다고는 하지만 많은 분들이 참여하는 행사인 관계로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에게는 차량에 붙일 문구가 배부 되었습니다.
속속 도착한 가원, 어쓰 활동가와 함께 문구가 적힌 카드를 모두 차량에 붙였습니다. 주차장에 모인 차들에 문구를 붙이고 나니 어느덧 출발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오후 1시. 주차장에 모인 참여자들 모두 묵념을 하고 경적을 울렸습니다. 그리고 모두 함께 차량에 붙인 문구들을 힘차게 외친 후 출발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 책임자 처벌’
‘진상규명, 생명안전, 한걸음 더’
‘세월호 희생자 피해자 모독 이제 그만!’
행진의 경로는 국회를 거쳐서 광화문으로 향하거나 검찰청을 거쳐서 광화문으로 향하는 것 두 가지가 있었는데, 앞쪽에서 출발한 사랑방 활동가들이 탄 차량 두 대는 모두 국회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안산을 벗어나기 전까지는 행사 참여 차량이 함께 진행할 수 있었는데요, 국회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를 탄 이후부터는 개별 행진이 되기도 했습니다. 다행이도 길목 길목에서 계속 참여 차량 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기존의 집회들에서 느껴지는 기분과는 또 다른 연대감이 느껴졌습니다.
오후 3시 즈음 국회 앞 국회대로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노란 차량 행진 참여자분들이 탄 차량들이 보였고, 뒤따라 속속 차량들이 합류 하였습니다. 바로 국회대로 앞을 계속 도는 퍼포먼스를 진행 하였습니다. 3시가 되자 국회를 향해 노란 차량 행진의 의미를 전하는 경적을 울렸습니다. 행진 참여자들 이외에도 많은 차량이 있었습니다. 이들에게도 행사의 의미가 잘 공유되었겠지요?
이제 다시 광화문으로 출발!
사실 예정된 코스는 청와대 앞 청운동 주민센터까지 였는데요. 광화문에 도착해보니 경찰들이 광화문 앞에서 청와대 방향 진입을 막고 있었습니다. 바리케이트를 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차량에 붙인 구호들이 행사 참여 차량임을 알게 하는 바람에 해당 차량들만 진입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매우매우 아쉬웠습니다. 결국 많은 차량들이 광화문-시청 구간만을 왕복하게 되었습니다.
광화문 광장에는 차량 행진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광장에 노란색 손팻말을 들고 20~50m 떨어져 손을 흔들며 반겨주었습니다. 함께 하고 있다는 마음이 뿜뿜 피어났습니다. 아마 광장에 계셨던 분들도 같은 마음이었겠지요? 속속 광화문–시청 구간으로 화랑유원지에서 출발한 차량들이 모여들었고 어느덧 꽤 많은 차량들의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비록 청운동 주민센터까지 가지는 못 했지만 오히려 많은 차량들이 짧은 구간에 집중되어 효과적인 행진이 된 부분도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디어 4시 16분.
일제히 차량들이 경적을 울렸습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을 요구하는 염원을 담아 울리는 경적이 꽤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함께 행진한 방송차에서 흘러나오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모두 함께 불렀습니다.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길 기원했습니다. 행사가 있기 며칠 전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의 대통령기록물 압수수색 기사를 보았습니다. 6년이 지난 지금도 아주 조금씩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발걸음이 한 발자국 나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함께 들었습니다.
4월 11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광화문까지의 노란차량행진 행사는 이렇게 노래를 부르는 것을 끝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올해는 많은 행사들이 축소되었는데요, 내년 4월에는 올해보다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 진실을 이야기 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