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는 1년 전 첫 직장에서 첫 월급을 받던 때부터 사랑방 후원을 시작한 강정은 님을 만났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후원은 시작해주신 분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우연히 연락을 드렸는데, 알고 보니 2009년 반차별팀 자원활동가셨더라고요. 정은 님이 지금 하고 계신 일의 성격상 앞으로도 자주 소식을 주고받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어요. 이런 걸 ‘인연’이라고 하겠죠? ^^
◇ 안녕하세요.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단법인 두루라는 공익법률단체에서 상임변호사로 일하고 있어요.
◇ 어떻게 사랑방과 인연을 맺고 후원을 하게 되셨나요?
대학생일 때 1년 정도 사랑방에서 자원활동을 헸었어요. 2009년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반차별팀에서 함께 활동했어요. 법대를 다니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었는데, 그때 사랑방 활동하면서 당시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자원활동을 해봐도 좋겠다고 추천을 받았거든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로스쿨을 가게 되었고, 돌고 돌아 지금 법률단체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자력으로 돈을 벌면 제일 먼저 후원을 하고 싶었던 단체가 사랑방이었고, 그래서 작년 5월 첫 직장을 얻게 되면서 바로 후원 신청을 했지요.
◇ 지금의 일을 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예전부터 공익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낮은 목소리>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서 감명을 받고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든 간에 공익활동 영역에서 일하고 싶었는데, 사랑방 활동이 매개가 되어 공감 활동을 했던 게 지금의 일로 이어지게 되었네요.
◇ 사랑방이 전하는 소식 중 특히 더 눈길이 가거나 마음이 쓰이는 소식이 있나요?
아무래도 세월호 관련해서 전해주는 소식이 제일 신경이 쓰이죠. 그리고 밀양 소식도요. 제가 일하는 곳이 법무법인 지평에서 만든 거라 지평 소속 변호사님들과 자주 만나는데, 밀양 송전탑 법률지원단에도 함께 하고 있거든요. 작년 6월 11일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있었던 경찰의 인권유린에 대해 밀양대책위와 법률지원단이 함께 청구한 헌법소원도 같이하고 있고요. 그런데 아직 밀양 현장에는 가보지를 못해서 조만간 꼭 가봐야겠다 다짐하고 있어요.
(밀양 행정대집행 1년을 기억하며 6월 6일 준비되었던 일정이 메르스 사태 때문에 7월 18일로 연기되었거든요. 마침 이날이 밀양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이어져 온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 200차가 되는 날인데, 이때 꼭 함께 밀양으로 가자는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 이제 일하신 지 딱 1년 지난 건데, 1년 동안 일하면서 뿌듯하게 남는 것이 있다면요?
아동 청소년 영역에 관심이 많아 그쪽 일을 주로 하고 있어요. 소년보호사건의 국선 보조인을 하고 있고, 십 대 성폭력 성매매 사건을 대리하고 지원하는 일을 해요. 법률가지만, 감정이입이 많이 되어 힘들기도 한데요, 그렇지만 공감이 가는 일이어서 그런지 힘들지만은 않고 좋기도 해요. 미혼모 시설에 매주 법률 교육을 가는데, 만나면서 구체적으로 고민들을 듣게 되거든요. 십 대 엄마들의 고민을 듣다 보면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이 있어요. 학교 밖 청소년들 수가 20만이라고 하는데, 그중 반이 여성이라고 쳤을 때 다수가 성폭력 성매매에 노출되어 있는 현실이잖아요. 아동 청소년에 ‘여성’이라는 고리가 더해지는 건데, 이런 고민들을 쭉 이어가려고 해요. 일하면서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권친화적 학교+너머운동본부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는데, 그분들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 반대로 1년 동안 일하면서 힘들었던 경우는 없으세요?
아직까지는 없어요. 부족해서 만나는 분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나 그런 고민이 들면서 조심스럽고 걱정도 되긴 하지만요. 부족한 만큼 많이 경험하고 싶고, 그렇게 하나둘 쌓아가면서 언젠가는 사랑방에도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