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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법 11조 폐지 선언대회

11월 27 집시법 제정이래 최초, 국회 앞 1호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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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62년 집시법 제정 이래 최초로 국회 앞에서 사전 신고한 집회가 열립니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절대적 집회금지 장소를 규정한 집시법 11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잇달아 내놓은 가운데, 집시법 11조 때문에 처벌받거나 집회를 금지 당한 당사자들과 단체들이 조직한 집시법 11조 폐지 공동행동 11 27() 오전 11 30, 국회 정문 앞에서 집시법 11조 폐지 선언대회를 엽니다.

2. 현행 집시법 11조는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대통령 관저(官邸)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 등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에서는 집회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집회를 열면 주최자는 1년 이하의 징역, 참가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습니다(23). 경찰은 현장에서 해산명령을 할 수 있는데(20조 제1항 제1) 이에 따르지 않으면 6개월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24조 제5). 절대적 집회금지 장소에서는 미리 집회신고를 하더라도 경찰이 금지통고를 할 수 있어(8조 제1항 제1), 이를 거부하고 집회를 열면 마찬가지로 처벌받습니다. 집시법 11조는 권력 기관을 집회 없는 성역으로 만들어왔습니다.

 

3. 헌법재판소는 올해 5, 6, 7월 각각 국회의사당, 국무총리 공관, 각급 법원 인근에서의 집회금지 조항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고 2019년을 시한으로 국회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할 것을 명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결정에서 국회의원·국무총리·법관의 직무수행을 위해 집회금지 장소를 정한 목적은 정당하지만 민의의 수렴이라는 국회의 기능 집회는 대의제 민주국가의 필수적 구성요소라는 점 법원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규제수단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집회금지 장소는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소규모 집회 공휴일이나 휴회기에 열리는 집회 국회·국무총리·법원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집회 사법행정 관련 의사표시 등 법관의 독립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는 집회 등은 예외로 인정하여 집회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 가능성이 완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예시했습니다.

 

4. 잇따른 헌법불합치 결정은 언뜻 보기에는 집회의 자유를 진전시키는 것 같지만, 실은 집회가 국회와 법원 등의 직무수행에 부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직무수행에 영향을 주지 않을만한 소규모 집회 등만 허용하라는 것입니다. 집회의 자유는 집회의 시간과 장소, 방법, 내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없이는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그 가운데서도 집회의 장소는 집회를 통해 찬성·반대하고자 하는 대상이 있는 곳이나 집회의 계기를 제공한 사건이 발생한 곳이어야 참가자들의 의견 표명이 효과적으로 이뤄집니다. 헌법재판소는 국회 등의 인근에서 집회가 열리면 국회의원과 법관 등에게 압력으로 작용하므로 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극히 예외적으로만 인정해야 한다고 전제했지만, 이는 집회 자체가 위력의 행사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애써 모른 체한 것입니다. 국회와 법원 등은 사회 구성원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그 어떤 장소보다 치열하게 여론이 형성되어야 하는 곳입니다. 국회의 의결과 법원의 판결도 입법·사법 권력을 위임한 시민들이 있기에 가능한데, 시민들의 목소리로부터 분리된 국회와 법원이 시민들을 위한 판단을 하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이들 국가 기구는 행사하는 권력이 강력한 만큼 시민들의 견제와 비판을 기꺼이 수용해야 할 의무도 져야 합니다. 특히 국회와 법원을 상대로 하는 집회는 기울어진 공론장에조차 초대 받지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이므로, 공정한 여론 형성을 진정 바란다면 이들이 더욱 강하고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5.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국회는 2019년 말까지 집시법 개정 논의를 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국회에는 집시법 개정안이 여럿 발의되어 있지만 국회의사당만 허용(권칠승 의원안) 국회의 기능 및 업무를 저해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 금지(이수혁 의원안) 대규모 집회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허용(김삼화 의원안)하는 등 헌법불합치 결정된 장소만 허용하고 나머지 장소는 여전히 금지하거나 소규모인 경우 등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업무를 저해시킬 우려 등 추상적인 예외를 둬 집시법 개정 후에도 집회금지 장소가 사실상 유지될 소지가 다분한 실정입니다. 집시법 11조 전부를 삭제하는 안은 이재정 의원안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특히 자신의 주변에서 열리는 집회의 금지 여부를 두고 집시법 개정안을 논의하도록 방치하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할 것입니다.

 

6. 국회가 집시법을 개정할 때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에만 속박될 이유는 없습니다. 2016년 한국을 방문한 유엔 집회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보고서를 통해 집시법 11조에 대해 법을 통해 집회의 시간과 장소에 제한을 두고 이에 대한 예외를 만드는 것은 자유와 제한의 상관관계에 반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당연한 권리를 특권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러한 제한은 집회의 대상이 보고 들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집회를 할 수 있는 것 또한 제한한다라며 집회의 일시 및 장소에 대한 일률적 금지를 방지할 것을 한국정부에 권고했습니다.

 

7.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일선 경찰은 국회 인근이 집회 신고 예외 장소라며 아예 신고를 받지 않기도 했고(11 3일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집회) 신고 없이 집회를 하면 채증과 해산명령 등으로 위협하기도 했습니다(11 14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회). 이에 따라 국회 앞에서는 집회인데 집회라고 이름 붙이지 못한 기자회견만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전 신고한 이번 집회를 통해 국회 앞 집회의 물꼬를 트고, 2019년까지 이어질 집시법 개정 국면에서 11조 전부를 폐지하는 활동을 시작합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넘어 집회금지 성역을 열자!”, “어디서나 자유롭게 집회하자!”라고 외치며 집시법 11조 폐지를 선언하게 될 이번 집회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