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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의 최종 견해(95.6.7)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의 최종 견해 : 대한민국. 1995년 6월 7일. 문서번호 : E/C.12/1995/3.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

조약의 16조와 17조에 따라 가입국이 제출한 보고서의 심의

1. 위원회는 1995년 5월 2일과 3일 열린 3차, 4차 및 6차 회의(E/C.12/1995/SR.3,4 and 6)에서 조약의 1조부터 15조까지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최초 보고서(E/1990/5/Add.19)를 심의했다. 그리고 다음의 최종 견해를 1995년 5월 18일 열린 27차 회의(12차 회기)에서 채택했다.


A. 머리말

2. 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위원회의 지침에 대체로 부합되는 포괄적인 보고서를 준비한데 대해, 그리고 질의 사항들에 대한 서면 답변을 회기 전에 제출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한다. 당사국은 또한 보고서를 토론하기 위해 상당히 고위직의 대표단을 파견하고 위원회와 유용한 대화를 하게 해 칭찬을 받았다. 그러나 위원회는, 보고서가 형식 면에서는 포괄적임에도 불구하고 내용면에서는 많은 분야에서 극히 일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음을 지적한다. 따라서 한국정부가 위원회가 제출한 질의 사항에 대해 더 상세하고 정확한 서면 답변을 제공한 것을 환영한다. 위원회는 대한민국정부가 1995년 5월 5일에 답변을 신속하게 제출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

B. 긍정적 측면들

3. 위원회는 지난 30년 동안 한국이 성취한 빠른 경제 성장을 만족스럽게 생각하며 주목한다. 그리고 상당한 물질적 진전이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향유를 진전시키는데 기초가 되어야 함을 지적한다. 나아가 위원회는 한국의 발전 단계에 적절한 사회보장 제도의 발전을 향한 첫 조치들에 더욱 주목한다. 한국 사회에서 더욱 긍정적인 발전은 노년층을 제외하고 사회 모든 부문에서 나타난 실질적인 문맹 퇴치, 평균 수명의 연장, 국민주택조합(national housing pool)을 늘리기 위한 노력에서 입증된다.

4. 위원회는 가정 내 여성에 대한 폭력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최근의 입법 노력과 여성의 상속권을 인정코자 한 점에 주목한다.

5. 위원회는 공공법무관 제도(the Public Legal Officers)의 도입을 통한 법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하여 정부 주요 부처의 핵심 인권사안에 대한 정책수립을 환영한다.

C. 조약의 적용을 저해하는 요인과 장애

6. 위원회는 한국이 사회 정치적 이행기를 거치고 있다고 본다. 각 분야들이 충분히 균형감있게 발전하지 못했다. 눈에 띄게 빠른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성과가 항상 적절한 수준의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보호로 이어지지 않았다. 한국은 최근에야 군사 통치 기간을 벗어나 민주적 정부 체제를 갖추고, 특히 뿌리깊은 사회적 편견들에 직면해 시민사회 형성이라는 무거운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안다. 마지막으로, 한반도의 정치적 분단이 야기한 문제들 때문에 국가 안보 위협에 이유를 둔 광범위하고도 고착된 적대의식이 지속되고 있다.

D. 가장 우려되는 분야

7. 위원회는 조약의 국내법 상 지위에 대해 우려한다. 정부의 대표들은 모든 국내법이 조약의 규정과 일치한다고 단언했지만, 위원회는 국내법이 조약의 규정들에 부합하는지를 입증할 만한 아무런 방법이 없다는 점을 계속 유감으로 생각한다.

8. 위원회는 노동조합결성권과 관련된 제약들이 조약의 8조에 따른 한국정부의 의무에 배치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방위산업체의 노동자 등의 집단에게는 적용하지 않았으면서, 교직 종사자 등에게 노동조합 결성권을 금지하는 것은 뚜렷한 이유가 없다. 마찬가지로 파업권에 관한 규제는 지나치게 제약적이고, 노동자들 행위의 합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정부 당국에게 거의 절대적인 재량권이 주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사들이 높이 존경받는 한국의 문화적 전통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노조에 가입할 기본적 권리와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이를 옹호하고자 문화적 전통을 내세우는 것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근거라고 판단한다.

9. 위원회는 또한 노동조합 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고되는 사례들과 조합원들의 평화로운 활동에 대한 경찰의 공격에 대해서 대단히 놀랍게 생각한다.

10. 한국정부는 여성문제에 관한 정책과 광범위한 특별 계획들을 발표했지만, 위원회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현재 차지하는 지위가 매우 불만족스럽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여성들은 오랜 문화적 편견을 포함해 여러 요인으로부터 파생되는 차별적 관행들로 인해 피해를 당하고 있다. 가정에서의 여성의 종속 상황은 정부 보고서에도 나타난 가정내 폭력의 심각성이 증명한다. (국제결혼의 경우처럼) 여성들이 그녀의 국적을 자녀에게 물려줄 수 없는 경우와 같이 여성의 법적 능력을 박탈하는 시대착오적 규칙도 주목해야 한다. 교육 분야에서도, 중등 및 고등교육기관에서 나타나는 남녀학생 비율의 격차가 우려스럽다. 이와 관련해, 위원회는 중등 및 고등교육에 드는 높은 비용과 접근의 어려움이 여성들의 교육 수혜 비율의 저하를 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1. 위원회는 고용 시에 명백하게 드러나는 높은 빈도의 성차별 행위 등의 작업장에서의 차별적인 관행과 남녀 간 임금격차에 대해서 각별한 유감을 표한다. 위원회는 또한 한국 정부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법률과 정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

12. 위원회는 한국의 작업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빈도의 산업재해가 발생했고 정부가 이 문제를 효과적으로 개선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을 무척 놀랍게 생각한다. 여러 노동 관련 규제가 10인 미만 사업장들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특별히 우려할 만한 점이다. 이러한 소규모 사업장에 최저임금제를 확대 적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유감스럽다. 그러므로 위원회는 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재검토하겠다고 의지를 표현한 것을 환영한다. 한국의 작업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와 작업조건은 우려를 야기하고 있으며, 한국정부가 위원회에 제출한 정보에는 이러한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충분한 범위의 법적 조치들이 드러나지 않는다.

13. 위원회는 한국의 교육제도의 많은 요소들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 단지 초등교육만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력을 감안할 때 무상 교육이 중등 및 고등 교육에까지 확대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원회는, 정부 대표가 경쟁적인 입시 요건을 낳는 고등 교육 기회의 공급 부족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구두로 인정한 사실에 주목한다. 이러한 결과의 하나로, 사설 학원들이 쉽게 학원비를 올리고 이에 따라 저소득층의 아동들은 이러한 제도 밖으로 강제로 배제되고 있다.

14. 위원회는 한국 내 주거 상황을 우려한다. 위원회는 이 주제에 관해, 특히 부적합한 주거상황·무주택자의 숫자 및 강제퇴거 등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 국제 민간단체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72만명이 사후대책에 대한 아무런 통보없이 퇴거당했으며, 1992년 2월 이래로 1만6천명이 역시 퇴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내 민간단체의 자료에 따르면, 1994년 4천명이 퇴거당했다. 이와 같은 위원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로부터) 주거문제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좀더 일반적으로 주거권 문제에 대한 의견도 듣지못했다.

15. 위원회는 한국의 경제적 자원을 고려할 때 한국 정부가 사회 내 한계 계층의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를 충분히 진전시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더 큰 관심과 염려가 필요한 사람들의 범주에는 극빈층, 무주택자와 특히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포함된다.

E. 제안과 권고

16. 위원회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영역에서 본 조약이 모든 신구(新舊)를 막론한 모든 국내법에 우선하도록 한국 정부가 그 법적 지위를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상기하고자 한다. 위원회는 조약의 규정에 부합하도록 하기 위해 한국정부가 모든 국내법을 검토할 것을 권고한다. 또한 위원회는 한국사회에서 조약 규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법 집행 기관들이 규정을 준수하는 것 뿐 아니라 사법 절차에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을 권고한다.

17. 위원회는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와 파업권과 관련한 법과 규정을 본 조약 및 기타 적용 가능한 국제규범에 일치하도록 즉각 개정할 것을 정부에 권고한다. 특히 교사와 공무원 및 기타 집단의 노동조합 결성권과 파업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가 시행되어야 한다.

18. 위원회는 정부가 기존에 수립한 여러 계획의 의의를 인정하면서도,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을 증진하는데 우선 순위를 둘 것을 권고한다. 위원회는, 여성차별에 대처하기 위해서 광범위한 정책을 추진하는데 재원을 배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청소년 및 성인 교육, 고용 기회의 증진, 법개정 및 사법행정의 개혁이 필요하다. 또한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갖는 지위의 불평등성을 시정하기 위한 정책의 도입이 추진되어야 한다.

19. 위원회는 한국정부가 산업안전에 대한 규제 및 최저 임금제를 10인 미만 사업장에까지 확대할 것을 권고한다. 모든 노동조건의 개선은 한국인 노동자 및 외국인 노동자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 한국에서 고용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기존의 차별 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

20. 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주거권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위원회의 일반논평 4에 따라, 주거 대책 없는 철거를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 위원회는 한국에서의 본 조약 11조의 적용에 관한 보충 정보, 특히 주거권에 관한 보충 정보를 얻기를 희망한다.

21. 위원회는 또한 교육 분야의 문제들, 특히 여성을 포함해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하고 불리한 계층의 중등 및 고등 교육과정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고, 고등교육부문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에 즉각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위원회는 또한 정규 교육의 모든 과정에서 인권 교육을 제공하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22. 한국 정부가 사회보장제도의 기본 요소를 도입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해 사회의 한계계층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사회보장제도를 신속하게 확대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외국인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그들의 사회적 고립과 취약성을 고려하는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아울러 극빈층과 무주택자 및 심각한 정신적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