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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먹었소

사랑방 사무실 이사의 전모! 외

특집기획 <이사1> 사랑방 사무실 이사의 전모!

왜 사랑방은 갑자기 이사를 하게 되었나?

중림동에 2006년 말에 이사 온 후 얼마 동안은 평안하게 잘 지냈지요. 월세도 싸고, 전철에서도 가깝고. 그런데 아랫집 주인이 사무실이어서 시끄럽다고 2008년부터 항의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방음을 위해 바닥도 두 번이나 돈 들여 깔고, 무선랜도 바꾸고 여러 일들을 했지요. 그래도 모자랐는지 작년에는 아랫집 주인이 서울시 환경분쟁조정위원회와 중구청 건축과에 항의하여 사랑방과 우리 집주인이 어려움에 처했어요. 이를 해결하는 중에 우리 사무실을 임대해준 주인아저씨가 지금 있는 공간을 용도변경은 하기 어렵다며 우리더러 이사가라고 권했어요. 그래서 급하게 이사를 결정하게 됐지요.

서울 하늘 아래 우리가 머물 곳을 찾아

이사결정을 하자 특히 오랫동안 함께 중림동 개발 반대운동을 했던 주민들이 많이 아쉬워했어요. 결국 이사를 하기로 결정한 사랑방과 들은 함께 사무실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12명의 활동가들이 조를 짜서 서울 곳곳을 헤매기 시작했죠. 먼저 중림동과 가까운 충정로, 독립문, 서대문 등지를 돌면서 엄청난 시세에 좌절하고, 마포, 숙대입구, 혜화, 삼선교 등지로 점점 넓혀갔어요. 아무래도 두 단체가 함께 이동하고, 회의실과 주방을 갖춘 곳을 찾다보니 쉽지가 않았어요. 1~2월에 둘러본 집들만 수십 채는 될 듯해요. 그러다가 마침 홍대 와우산 자락의 비어있는 단독주택 하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죠.

버려야 할 자료, 정리해야 할 자료가 산더미~


문서파기도 힘들어요(팔이 아팠어요ㅠ,ㅠ;;)

내년이면 사랑방이 창립 20주년이 되지요. 보지 않는데도 오래도록 묵혀두기만 하는 자료들, 지금은 하지 않는 활동도 있지만 보관해야할 의미 있는 자료들이 섞여 있어요. 자료들을 버리고 보관할 것들을 분류하는 일도 꽤 큰일이었어요. 그 중 의미 있는 오래된 자료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기증하기로 했어요. 또 그냥 버려서는 안 되는 정보가 있는 문서들은 파기해야 해서 잔일도 많았답니다. 사회권, 자유권, 반차별, 북인권, 국제인권자료 등을 분류해서 정리했구요. 그래도 자료가 많아 이삿짐센터 아저씨가 놀랄 정도였답니다.

어떻게 이 짐들이 다 들어갈 수 있을 까

어렵사리 찾은 보금자리였지만 사실 이 엄청난 짐들과 책상과 각종 물품들이 다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었어요. 그래서 공간배치팀은 새로 이사 갈 집 평면도를 그리고, 중림동에 있는 모든 가구와 짐들의 치수를 재서 평면도 상에서 시뮬레이션을 해봤어요. 그 결과 가져갈 수 있는 것, 없는 것들이 구분되었고, 이사 전까지 불필요한 자료를 폐기하고 달라진 공간에 맞는 가구를 새로 준비도 해야 했어요.

분명 이사를 했는데 이사는 끝나지를 않고

그렇게 힘들게 23일 날 이사를 했는데도 짐정리는 끝이 나 질 않고, 떠나온 중림동에도 우리가 폐기해야 할 물건들이 한 가득했어요. 21일부터 25일까지 5일 동안은 다들 몸이 너무 힘들어서 점심식사 때 자연스럽게 술 한 잔씩 해야 일할 정도였으니까요. 이삿짐이 나가는 중림동도, 들어가는 창전동도 가파른 고갯길이어서 일하는 아저씨들도, 저희도 모두 힘들었지만 자원활동가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일손 을 보태서 무사히 이사를 할 수 있었답니다.



특집기획 <이사2>
3월 30일 금요일, 저녁 7시 인권운동사랑방 집들이에 놀러오세요!!!

‘죽지 못해 이사한다’는 말이 있지요. 중림동에서 저희들이 겪었던 마음고생을 이렇게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 또 있을까요? 어렵게 이사를 결정했지만, 저희들 앞에 놓인 현실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후원인 여러분들도 실감하시겠지만, 집을 구하려고 발품을 팔면서 엄청 오른 전세, 월세 비용에 놀랐습니다. 다행히, 와우산 자락에 있는 보금자리를 발견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와우산 자락으로 이사한 것이 6번째입니다. 인권운동사랑방 준비모임시절 봉천동, 낙원동에서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사무실에 세 들어 살았답니다. 1994년부터는 드디어 독립적인 사무실을 구해서 용산역에 터를 잡았습니다. 그 이후 갈월동, 명륜동, 중림동 시절을 보냈습니다. 갈월동에 있을 때는 바로 기차가 지나가는 곳이라,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피씨(pc)통신이 끊어지기도 했고, 건물이 진동하기도 했어요. 명륜동 시절에는 겨울마다 석유를 구하기 위해 주유소로 석유통을 들고 가기도 했지요. 도시가스가 되는 중림동으로 이사 오면서 방바닥이 따스해서 얼마나 좋았는지...... 언덕을 올라가는 고생쯤이야 감당할 수 있었지요. 지금 와우산 자락 새로운 보금자리도 만만치 않은 비탈길을 걸어와야 해서 사실 장애인접근성이 높지 않습니다. 새로운 사무실을 구할 때 장애인 접근성도 저희에게는 중요한 고려사항이었지만 가진 돈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조건이었습니다.

결국 갖고 있던 보증금으로는 많이 부족해서 인권교육센터 들도 목돈을 보태고 인권운동사랑방은 천만원을 빚내서 이사를 감행했습니다. 세상 일이, 움직이면 돈이 들지요. 이사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었답니다. 이사비용이 많이 들어 이번 달은 적자폭이 크답니다. 후원인들께서 재정보고를 보고 깜짝 놀라실까봐 구구절절 설명이 길었습니다. 그래도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참 다행한 일입니다.

이사 오면서 진 빚도 갚아야 하고, 이전보다 월세도 늘어나고 각종 공과금도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이 돼서 어떻게 살림을 꾸려나가야 할까 고민이 많이 됩니다. 어렵게 이사한 만큼 오래도록 이곳에서 잘 지낼 수 있기를 기원해주세요~ 사랑방이 어떤 곳에 새 둥지를 텄나 궁금하시죠? 그래서 3월 30일 금요일 저녁 7시, 집들이를 합니다. 꽤나 가파른 오르막길이라 오시라고 하기 민망하지만, 막걸리 한 잔에 소박한 음식이나마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래 약도를 참고해주시고, 오시는 길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02-365-5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