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건설현장에서의 연행과 4인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강력 규탄한다.
10월 4일, 경찰은 밀양 송전탑 건설현장에서 11명을 연행했고,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1인을 포함한 4인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인권운동사랑방은 밀양에서 벌어진 인권침해와 연행자에 대한 구속영장청구를 강력 규탄하고 조속한 석방을 촉구한다.
지난 10월 2일 765kV 송전탑 건설공사가 재개된 밀양에서는 고령의 주민들이 한국전력과 밀양시청 직원, 경찰과 맞서며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건설현장이 산 속에 자리하고 있어, 고령의 주민들은 힘겹게 산을 올라와 다시 내려갈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번에는 경찰도 공사방해를 막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현장에서 주민들에 대한 폭력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미 추위와 배고픔 속에 탈진 상태인 고령의 주민들이 온 몸으로 저항하면서 응급 상황도 빈발하고 있다. 일 년 농사 추수기에 벌어진 밀양에서의 황망한 소식을 듣고 전국에서 많은 이들이 함께 하기 위해 달려갔다.
밀양 송전탑 건설 문제는 핵발전 전력체계가 만들어낸 위험하고 비효율적인 원거리 송전, 밀양주민들의 삶 그 자체인 평생 일궈온 땅과 공동체 파괴 문제 때문에 지난 8년 여 동안 끈질긴 싸움이 이어졌고, 수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연대를 이어졌다. 이 문제에 외부세력이란 게 따로 있을 수 없다. 전기는 밀양사람만 쓰는 것인가! 더구나 이번 공사재개 현장은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폭력과 인권유린이 난무하고 있었다. 복잡한 정책과 법적 정당성 이전에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부와 한국전력의 폭력을 막아내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경찰은 도리어 고령의 주민들이, 함께 연대하러 달려간 이들이 폭력을 휘둘렀다고 한다. 정말 어이없다. 심지어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
그렇게 겁박하고 폭력을 휘두르면 밀양의 저항이 잠잠해질 거라고 생각하나보다. 밀양에서의 폭력에 이미 분노하고 있던 많은 이들은 경찰의 연행과 구속영장청구에 더욱 분노하고 있다. 5일 서울에서 열린 밀양 송전탑 반대 집회에 많은 이들이 함께 했고,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구속영장청구를 당장 철회하고 연행자를 석방하라!
2013년 10월 6일
인권운동사랑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