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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단체탐방 2 불교인권위원회

"모든 중생을 부처로 섬기고자 하는 불교인권위원회를 찾아"

편집자 주 : 지난 10월 15일자 25호에 [양심선언 군인전경 지원대책위원회]의 단체탐방 기사를 게재한 이후에 근 보름만에 다시 단체탐방 기사를 내보내게 되었습니다. <인권하루소식>에서는 매주 수요일 또는 목요일 판에 단체탐방을 게재할 예정입니다.


어디론가 바쁘게 가는 진관 스님의 검은 승복 뒷자락과 두손 모아 합장하며 맞아주는 상근자의 몸짓 외에는 여느 사무실과 다름없이 컴퓨터와 팩시밀리가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이곳은 불교인권위원회!

수줍게 따라주는 녹차의 은은함 속에 둘러보니 어느 공부하는 스님의 공부방인양 무언가가 빼곡히 들어찬 느낌을 주는 곳이다.

민족이 분단된 이후 가치체계의 혼란이 커져 인간중심의 사고를 무용하게 여기는 사회전반적인 분위기를 가져오고 인간소외 현상과 더불어 법률적 제도적인 차원에서 인권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는 상황인식 속에서, 불교인권위원회는 불교인으로서 삶의 고통과 사회구조적인 고통을 여의고 개인과 사회가 동시에 해방되는 정토세계의 구현을 위해 한걸음을 보태고자 지난 90년 11월 20일 동국대에서 창립법회를 가짐으로써 출발하였다.

불교인권위원회의 창립선언문을 살펴보면 당면 실천지침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우리는 불제자로서 소속 정당, 종파, 연고 등을 초월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에 바탕을 둔 인권보장이란 대의를 위해 제반 인권정보 지식의 홍보, 인권에 관계된 법률상담 및 인권옹호 시민운동의 주관과 지원, 참여 등을 당면 사업으로 채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불교인권위원회는 40여 스님의 인권위원과 일반불자가 중심이 된 후원회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권위원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후원회원의 수와 질을 강화하여 사업의 대중성을 높이는 것이 당면 목표라고 한다. 후원회를 강화시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인권위원회 사업에 참여한 분들에게 계속 자료를 보내고 관계의 끈을 강화하여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여 인권위원회 사업에 참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실무를 담당하는 운영위원회는 진관 스님을 위원장으로 하여 여성분과위원회와 양심수 장기수분과위원회로 이루어져 있다.

여성분과위원회는 전 불교도들의 화합의 장이 될 [나눔의 집] 마련 기금모금운동을 시작했으며 앞으로 여성교육, 탁아, 성폭력 등 여성이 지닌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고자 하며, 정대협 후원단체로도 가입돼 있다. 양심수 장기수 분과위원회는 그간 일상사업으로 전국교도소에 경전 보내기 및 장기수에게 내복 보내기 운동을 전개해 왔다.

대외적으로 가장 큰 사업은 불교인권상을 제정한 것인데 박정기 씨와 윤석양 이병이 수상을 한 바 있다. 올 6월에는 세계인권대회에 다른 인권단체들과 함께 공대위를 구성하여 참여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을 해오는 가운데 가장 큰 어려움은 사업의 지속성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안정적인 공간의 확보였다. 얼마 전까지 사무실이 있었던 조계사가 공사를 하는 통에 임시로 사무실을 쓰고 있어 안정적인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이다.

사무실에 대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불교인권위원회가 먼저 마련한 거처는 정신대 할머니들을 위한 [나눔의 집]이다. 불교인권위원회 여성분과가 주축이 된 [나눔의 집 건립추진위원회]가 92년 8월 10일에 구성되었으며, 사업추진 3개월만인 그 해 10월 31일에 서교동에 [나눔의 집]을 임시 개소하여 몇 분의 할머니를 잠시나마 모시게 되었다. 그 후 경기도 광주에 독지가로부터 토지를 기증 받아 [나눔의 집] 건립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가수 이선희씨도 노래공연 등을 통하여 모금사업에 일조 하였고, 현재도 모금사업은 진행되고 있다.

[나눔의 집]에 모인 사랑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 불교인권위원회의 집도 두둥실 솟아오르고 더욱 많은 불자의 사랑을 모으는 인권법당으로 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지만 한없이 커보이는 인권법당의 문을 나선다.

정리 / 인권운동사랑방 류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