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불법 불심검문’에 법적 대응

서울대 총학생회, 관악경찰서장 형사고발


관행화된 경찰의 '불법 불심검문'에 대해 대학생들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3월 20일 서울대 주변에서 벌어졌던 불심검문과 관련, 당시 불법 검문에 의해 피해를 입은 학생들의 진술을 모아, 16일 이인원 관악경찰서장과 서울시경 기동대 소속 전투경찰 등을 경찰관직무집행법 위반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고발장에서 △불심검문을 실시한 전경들이 자신의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소속과 성명도 밝히지 않았고 △검문의 이유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없이 대학생으로 보이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학생증 제시를 요구했으며 △학생증을 제시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내주지 않고 △학생증이 없는 사람들을 셔틀버스에서 내리게 했으며, 이로 인해 아직 학생증을 발급 받지 못한 신입생들도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어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르면, 경찰관은 '수상한 거동 기타 주위의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검문을 행해야 하지만, 당시 학생들의 행동과 주위의 상황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볼 때, 학생들이 불심검문을 받아야 할 이유가 결코 없었다는 점 △'불심검문을 당하는 사람은 형사소송에 관한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신체를 구속당하지 않으며, 그 의사에 반하여 답변을 강요당하지 않는다'(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제4항)는 규정 등이 지켜지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이날 있었던 불심검문은 그 요건을 결여한 것이고, 전경들의 행동은 명백히 부당한 신체의 구속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번 고발의 취지에 대해 "공권력의 부당한 과잉사용으로 인한 인권유린을 막아내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며, 불법임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순순히 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문제제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경찰의 '친절 검문' 방침에도 불구하고, 불심검문 과정에서의 불법성은 여전히 시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대 법대 학생회는 "당국이 한총련 대의원대회를 봉쇄하기 위해 검문하는 과정에서 불법 불심검문에 의한 피해사례가 속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영남대 법대 학생회는 피해학생들의 진술을 모으고 있으며, 이후 법적대응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