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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검찰증거 비과학적

치과의사 살해사건, 새 주장


간접증거만으로도 유죄를 확정할 수 있다는 판결로 세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치과의사 모녀 살해사건’과 관련해 검찰측 증거가 비과학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서울 고등법원에서 열린 이도행 씨 5번째 심리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세계적인 법의학자 크롬 페쳐(스위스 로잔대학, 60)씨는 “이 사건의 경우 사체 발견 24시간만에 검안을 해 이런 경우 사망시간 추정은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기초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검찰이 주장하는 정황증거에 의한 사망 시간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됐다”고 밝혔다.

폐쳐 씨는 “한국 검찰이 사체가 굳는 (시강)현상과 근육 밑에 피가 고이는 (시반)현상, 위속의 음식물 등 세가지 증거를 들어 사망시간을 오전 3시 반에서 4시 반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시강과 시반 현상의 경우 온도가 높을수록 빨리 나타나는데 비해 검찰의 소견서에는 사체가 43도의 뜨거운 물에 노출돼 있었다는 사실조차 간과돼있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식사시간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위 속의 음식물은 사망시간 추정의 증거가 될 수 없다”며 “다시 판단했을 때 피해자들의 사망시간은 오전 7시 이후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이도행 씨는 95년 아내와 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사형을,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으나, 지난해 11월 간접증거만으로도 유죄를 확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결정에 따라 다시 재판을 받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