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장 내 알몸수색 문제와 관련, 인권침해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이는 지난 14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연행된 전교조 소속 교사들 가운데 일부가 유치장에서 알몸수색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불거졌다.
14일 전교조는 단체협약의 이행과 공교육 정상화 등을 촉구하며 집회를 가졌으나, 경찰은 불법집회라는 이유로 3백여 명의 교사를 연행해 서울시내 16개 경찰서에 분산 구금했다. 그 가운데 16일 풀려난 전교조 경기지부 사립위원장 박진영 교사는 "중부서로 이송된 후 묵비권을 행사하자 곧바로 '유치장에 가둬'라는 지시가 떨어졌고, 유치장 내에서 알몸으로 수색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교사는 또 "알몸 상태에서 앉았다 일어서기를 3회 반복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경찰청 수사과는 16일 "연행된 전교조 회원들은 현행범으로 체포된 자들로, '피의자유치 및 호송규칙' 제8조에 의해 신체수색 후 입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임영화 변호사는 "적법한 체포일 경우 피의자 알몸수색도 가능한 것이 사실이나, 이는 범죄의 성격이나 목적이 수색의 목적과 부합되는 경우에만 허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마약사범도 아니고 평화적 시위를 벌이다 붙잡힌 교사들을 불필요하게 알몸수색한 것은 수치심 자극 또는 전의상실, 기선제압의 목적으로 생각될 수 있는 인권침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사법경찰관리집무규칙」 제23조(영장의집행)는 "피의자의 신체 및 명예를 보호하는 데 유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31조(현행범 체포)는 "현행범인을 체포하거나 인도받은 경우에는 특히 인권의 침해가 없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임 변호사는 "규칙상 알몸수색을 할 수도 있으나, 그것이 '인권침해를 없도록 하라'는 조항을 무시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며 "불필요한 상황에서 알몸수색을 실시했다면, 이는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위법"이라고 잘라 말했다.
경찰은 지난 3월 불법 선전물 소지 혐의로 연행된 민주노총 소속 여성조합원들에 대해서도 알몸수색을 진행했다가 고소고발을 당한 바 있다<본지 3월 25․28일, 4월 11일자 참조>.
한편, 연행된 교사들은 강제로 지문을 채취당하거나 사지가 붙들린 상태에서 사진촬영을 당하는 등 많은 수모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용산서에서는 강제 지문채취에 항의하던 교사 한 명이 수갑에 채워진 채 끌려가 격리조사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16일 김은형 수석부위원장과 조희주 서울지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나머지 조합원들은 석방했다. 또 11월 5일로 예정된 전교조의 집회에 대해 폭력행사의 가능성을 이유로 금지통고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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