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방송의 아침뉴스에 한승수 총리가 각 부처의 장관들에게 한 업무지시 내용이 보도되었다. 그 내용은 국민들이 폭력시위의 실상을 알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란 것이었다. 아침부터 그 뉴스를 보고 있자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오후에 사무실 근처 염천교 옆에 걸려있던 현수막 하나가 눈에 띄었다.
“제 2의 촛불은 안돼요!”
이제는 정부 부처도 모자라 정체모를 시민단체들까지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온 국민이 촛불집회에 찬성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제2의 촛불이 안 된다며 대는 근거가 사실무근과 왜곡일 뿐이었다.
촛불은 불법이라는 낙인찍기
현수막 위에는 “불법 폭력시위 추방, 법질서 준수” 이렇게 써 있다. 다시 말해 촛불은 불법폭력시위이고 법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이라는 ‘딱지’, ‘낙인’을 붙인 거다. 하지만 작년에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그에 관한 보도를 눈여겨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문화제는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의 대상이 아니어서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야간집회를 불허하는 현행 집시법 조항이 헌법에 보장된 집회시위에 관한 권리를 뛰어넘기에 위헌 소송을 했다는 것을.
게다가 집회는 헌법21조에도 나와 있듯이 ‘허가’할 수 없고 신고만하면 할 수 있는 권리인데도 불허통보를 내는 일이 허다하다. 불허통보가 되면 불법집회가 되니 불법집회를 양산하는 것은 결국 경찰당국이 아닌가.
그런데도 법질서 준수라는 말로 사람들을 현혹하니...참...
집회는 허가할 수 없다는 헌법21조를 준수해야할 사람들은 바로 당신네들, 경찰이라구!
폭력을 사용하는 자는 누구?
과연 현수막에 써 있는 불법집회와 폭력시위란 무엇인가? 최근 보수 단체들이 내놓는 홍보전단지들을 보면 시위대가 전경버스를 부수는 사진 등이 주를 이룬다. 폭력행위가 조금 있음은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 역시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그 탄압의 정도가 지나쳐서 이제는 시민들이 모여서 이야기할 자유마저 침해하는 데 있다. 시민들이 함께 자신의 소리를 내며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광장은 경찰들에게 넘어간 지 오래다. 기자회견마저도 정치적 발언을 했으니 불법집회라며 참가자들을 연행했다.
정말 폭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권력을 이용하여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연행하여 신체의 자유를 빼앗는 사람들이 아닐까.
덧붙임
홍이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