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위 해체 공대위’ 활동을 하면서 거의 날마다 만나게 되는 서린 님을 후원인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서린 님이 사랑방 후원 신청 메일을 보내서 반가웠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9월부터 사랑방 후원을 하게 된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운동위원장 서린입니다.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운동위원장이라는 직함이 눈에 띕니다. 변혁당은 어떤 당인지, 사회운동위원장은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오랜만에 이런 질문을 들어서 반갑네요. 변혁당은 사회주의 정당입니다. 되게 딱딱해보이지만 사회주의 대선후보를 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노동당과 함께 대선대응을 하기로 총회를 통해서 결의를 한 바 있습니다. 사회주의 대중화의 일환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 사회주의 후보를 내려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사회운동위원회는 그 안에 여성사업팀, 기후팀, 평등정책팀이 있어요. 당원들이 팀원으로 활동을 합니다. 여성사업팀은 돌봄노동 사회화를 중심으로 정책을 만들면서 이후 대선대응에서도 당의 입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평등정책팀은 차제연에 결합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운동 당사자와 활동가들이 중심이 되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후팀이 저희 당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팀장입니다.^^ 작년 3월에 기후팀이 만들어졌어요. 지금은 당원 지역모임이 꾸려진 지역이 있고, 교사나 학생 분회 등에서도 기후팀을 만들었습니다. 당원이기도 한 충남의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자기 현장에서 기후문제를 고민하기 위해서 기후팀에 결합하고 있어요. 각자 현장에서 기후운동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3개 팀으로 사회운동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변혁당에 신입당원이 많이 늘었는데, 사회운동위원회에서 다루는 이슈에 관심이 많습니다.
변혁당 당원들이 기후의제에 대한 관심이 꽤 높은 것 같네요?
저희 당은 노동조합이나 노동현장 중심의 당원들이 많아요. 기후문제가 별로 자기 문제가 아니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그린뉴딜이라든가 정부 정책이 문제가 되면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예를 들어 자동차부품사에서 일하는 당원들이 많은데, 전기차 전환과 같은 변화는 큰 변화거든요.
작년에는 당에서도 기후위기에 대해서 기후의 심각성을 알려내고 홍보하는 방식으로 내부적으로 조직화를 했다면, 이제는 사회적으로 이 문제가 많이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당원들의 관심도 많이 높아졌어요. 아, 중요한 계기가 하나 더 있네요. 작년부터 변혁당에서 기후이슈로 매주 금요일 1인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제가 1인시위를 하다가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어요. 그 뒤부터 당원들이 더 열심히 합니다.^^ 변혁당 당원들이 츤데레 스타일이에요. 이번에 영국에서 열리는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장 인근에서 열릴 글로벌 기후행동에도 가요. 국제 좌파 기후운동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더 많은 동료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탄소중립위 해체 공대위, 기후위기비상행동, 멸종반란한국 등에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기후운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변혁당원이 되기 전부터 기후운동을 시작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환경운동가가 꿈이었고, 진로를 그 쪽으로 잡았어요. 운동가를 꿈꿨고, 그 뒤에 동물권으로도 관심사가 넓어졌어요. 중고등학교 때는 일상적 실천을 열심히 하면서 소위 말하는 ‘프로불편러’였어요. 고등학교 때 2015년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는데 어쩌다보니 물대포에 쓰러진 백남기 농민을 부축하는 현장에 있었어요. 그 이후부터 더 본격적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대학에서 변혁당 학생 선배를 만나면서, 유성 노동자들 투쟁에 함께하게 됐고, 원래 가지고 있던 환경이나 기후에 대한 관심을 좀 더 자본주의와 재벌에 대한 문제로 연결짓게 됐어요.
최근 한국에서도 기후운동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한 발 더 나아가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요?
저는 당이 사회주의 대선후보 운동에 같이 할 사람들을 만드는데 고민이 커요. 기후위기의 해결책은 자본주의 체제 전환, 사회주의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사회주의가 대중화되고 기반이 넓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위치한 곳, 자기 현장에서의 고민을 모아서 스스로의 기후정치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안에서 어떤 운동을 만들어나갈지 고민하는 거죠. 예를 들어 대학에서 기후운동을 한다면, 학내 문제로 출발할 것 같아요. 학내민주주의 문제로 접근하는 거죠. 총장이나 교수들에게 요구하고 그 곳에서 할 수 있는 요구들을 만들어가는 것, 학내에서 만들어지는 쓰레기들 문제, 계속 들어서는 신축 건축물에 대한 대응들 등등. 자기 현장의 구체적 요구와 투쟁들을 가지고 기후운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사랑방은 어떻게 접하고 후원인을 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에 사랑방 활동가가 결합하면서 처음 알게 됐어요. 그 전에는 사랑방이라는 단체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사랑방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조직이 아니잖아요.^^ 4월인가, 비상행동 온라인 세미나에서 정록이 무슨 이야기를 했었는데, 들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졌고, 사랑방은 뭐하는 곳이지? 하는 관심이 생겼어요. 동료 당원에게 물어보니 좌파적인 인권단체라고 하더라구요. 인권개념을 좌파적으로 해석하고 접근한다고 했어요. 인권하루소식이 아주 유명했다고 하더라구요. 인터넷도 없던 시절에 말이죠. 그리고나서 탄중위 해체 공대위를 함께 하면서, 사랑방 활동가들과 더 가까워지고 후원까지 이어지게 됐네요.
사랑방에 관심이 생겨서 홈페이지도 들어가보고, 여기저기 둘러보니 어떻던가요?
‘어, 이 단체는 뭐하는 곳이지?’ 이런 느낌이었어요. 사랑방 이름을 내걸고 하는 일은 별로 없어서요. 차제연도 알고 있었지만, 사랑방은 몰랐던 것처럼 말이죠. 주로 연대사업을 중심으로 하니까 사랑방의 독자사업을 별로 보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그런 부분이 좀 아쉬워보였어요. 아, 하지만 사랑방에서 독립해나간 인권단체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좋은 단체라고 생각했어요. 그만큼 운동이 확장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요.
마지막으로 사랑방 활동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부탁드려요.
지금 사랑방 활동가들은 사랑방을 어떻게 접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네트워크가 있지 않으면 대중적으로 사랑방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서요. 결국 사랑방 활동가들을 통해 사랑방을 만나게 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사랑방 활동가들을 곳곳의 현장에서 더 많이 만났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