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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로 물구나무] 금융자본의 광고 아래 꿈꾸다



5월1일 청계천 광장으로 노동절 집회에 참석하러 갔다가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 버스 정류장에서 광고사진 한 장에 붉으락푸르락. 물론 이 은행의 ‘자사 광고를 봐줬으면 하는’ 사람은 나 같은 사람이 아니라 따로 정해져 있다. 최적의 자산관리를 위해 ‘글로벌’한 서비스를 받고 싶은 사람들!!!.

버스 정류장은 양복을 입고 자산을 어디에다 투자할까 고민하고 휴일엔 필드를 누비는 사람들은 빼고, 아등바등 가난한 이들이 바쁜 걸음 재촉하는 장소. ‘골프’로 휴식을 즐기고 ‘마우스’를 클릭하며 일하는 사람들, 혹은 ‘마우스’를 클릭하며 여가를 고민하고 ‘골프’ 장사로 돈 버는 사람들은 여간해선 찾지 않을 곳이다. 바로 그곳에 세상의 모든 휴식과 일을 대변하듯, ‘돈 있는 사람’을 향한 금융자본가의 달콤한 속삭임이 나붙어 있다.

이 광고사진과는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노동절에도 쉬지 못하고 출근하고 노동절에 일터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지나가는 청계광장 앞에서 꿈꾸어 보았다. 부족한 임금을 메우기 위해 잔업, 특근, 야근하는 일이 없었으면. 은행에 남아있는 잔고로 빚지지 않고 한 달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일주일에 반나절만이라도, 아니 한두 시간만이라도 나만을 위한 휴식의 시간과 공간을 가졌으면. 아~ 잠이라도 실컷 잤으면. 누구의 휴식을 위해 노동자성도 인정받지 못한 채 경기보조원으로 일하는 비정규직노동자의 노동권이 보장되는 그날이 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