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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이야기

승리하는 광장을 향하는 체제전환운동

2025 체제전환운동포럼의 제목은 <승리하는 광장을 향해>였습니다. 두 개의 토론 세션 <광장과 페미니즘>, <평등을 조직하는 광장의 과제>, 참여자 모두와 함께 만드는 <평등을 향한 연대의 장>이 있었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있기 전 준비하던 내용들을 미루고 지금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다시 급하게 준비를 했는데요, 장소를 가득 채운 이들의 열기로 승리를 예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승리냐 패배냐를 말하기에 12.3 비상계엄 사태는 한국사회 위기의 심층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는 윤석열 파면의 시간표가 가시화된 지금 복잡한 마음이 드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윤석열을 파면하고 내란범들을 단죄하는 시간 동안 '극우'로 불리는 세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려운 것은 이러한 세력이 아주 평범한 이들의 불만을 자양분 삼아 자라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더욱 나락으로 내몰리는 사람들, 그러나 정치로부터 어떤 응답도 얻지 못하는 동안 민주주의 자체를 불신하게 된 사람들. 민주주의의 위기를 누적해온 역사와 어떻게 단절할 수 있을지가 물음표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평등으로 가는 힘도 쌓여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광장이었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광장에서 ‘가시화’된 ‘2030여성’을 성별이나 연령의 표식으로만 읽는 대신, 문재인 정부에서 ‘나중에’로 밀려온 사람들, 한국사회 위기의 한가운데를 살아내는 사람들로 읽을 때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광장과 페미니즘>은 페미니즘 관점에서 윤석열 퇴진 투쟁의 광장을 조명했다면, <평등을 조직하는 광장의 과제>는 앞으로 조금 더 나아가기 위한 풀뿌리 조직화와 세력화의 과제를 짚었습니다. 투쟁이 한창인 때라 여러 쟁점이 충분히 토론되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서로 다른 자리에서 경험한 광장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더욱 크게, 멀리 내다볼 수 있는 배움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평등을 향한 연대의 장>에서 함께 노래 부르고 각자의 깃발을 만드는 시간을 가지는 동안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포럼에서 제기된 고민들을 차분히 되새기며 두터운 사회운동을 만들어가는 계획을 세우는 일이 체제전환운동 조직위에 남았습니다.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로 함께 힘 모았던 이들과 돌아보고 내다보는 일을 차근차근 해나가야 할 때가 됐네요. 그러니 어서 윤석열을 파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