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번호가 도둑맞고 있어~
가만히 생각해 보니 문득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나 궁금해졌어.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나 찾아봤더니, 주민등록번호로 본인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방법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래. 온라인 게임을 하려면 회원가입을 먼저 해야 하잖아. 그 때 자기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넣으라고 했던 거 기억나? 사람마다 주민등록번호가 다 다르니까 주민등록번호로 그 사람과 다른 사람을 구별하는 거지. 그런데 사람들 주민등록번호가 워낙 많이 알려져 있고 주인 몰래 내다파는 사람까지 있어서 아주 쉽게 다른 사람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해.
곰곰이 따져 보니 인터넷을 쓰다 보면 주민등록번호를 대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참 많았던 것 같아. 처음 메일 주소를 만들 때도 그랬고, 어떤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할 때도 그랬어. 주민등록번호를 쓰라고 하니까 별 생각 없이 시키는 대로 썼지 뭐. 가끔 '왜 쓰라고 하는 거지?' 궁금할 때도 있었지만, 안 쓰면 가입을 못 하니까 그냥 써넣었던 거야. 그런데 그렇게 모은 회원들 주민등록번호를 조심해서 보관하지 않고 다른 곳에 넘겨주는 사람들이 많은가봐. 우리나라 사람 네 명 중 한 명의 주민등록번호는 벌써 인터넷에 떠돌아다닌다니까 말이야.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 내 주민등록번호를 자기 맘대로 쓰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기분이 나빠지더라구. 나에 관한 정보를 내 허락도 받지 않고 맘대로 가져가 쓰는 거니까.
정보도둑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민등록번호를 함부로 도둑맞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인권단체(**)에서는 주민등록번호를 아무나 모으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어. 꼭 필요하지도 않은데도 아무나 모으게 내버려 두면, 그만큼 함부로 빼낼 위험도 커지니까 말이지. 주민등록번호 말고 다른 방법으로 그 사람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데도 자기 편하자고 계속 주민등록번호를 대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
주민등록번호에는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정보가 많이 들어가 있으니까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어. 주민등록번호만 봐도 내가 언제 태어났는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어디에서 났는지 등등 많은 걸 알 수 있대. 세상에~ 난 그런 건 까맣게 몰랐지 뭐야.
주민등록번호를 아예 없애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어. 주민등록번호는 평생 변하지 않으니까, 내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내가 어떤 게임을 좋아하는지, 어떤 물건을 사는지, 누구랑 친한지, 어떤 사이트에 가입했는지까지 모든 걸 몰래 감시할 수 있대. 주민등록번호를 한번 도둑맞으면 다른 사람이 내 행세를 하며 돌아다닐 수도 있고 말이야. 이렇게 위험한데 왜 자기 나라 사람 하나하나에게 번호를 매겨 놓았냐는 거야. 나라가 편하자고 사람들이 불안하게 살아서는 안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
앞으로는 인터넷을 쓸 때나, 거리에서 물건 파는 사람이 내 주민등록번호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할 때나 별 생각 없이 알려주지 않아야겠어. 그리고 주민등록번호 말고 나와 남을 구별하는 방법이 없는지도 알아볼 테야.
* 리니지는 온라인 게임이야.
** 인권단체는 어떻게 해야 인권이 지켜지는 건지 기준을 말해주고, 인권을 빼앗긴 사람들 편에서 힘쓰는 단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