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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무미아의 20년간의 무죄입증 사투


지난 20년간 자신의 무죄입증을 위해 사투를 벌여온 무미아 아부-자말(Mumia Abu-Jamal) 사건이 새로운 난관에 봉착했다. 펜실베니아 주 법원은 다시 한 번 검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1981년 무미아는 거리에서 경찰과 흑인들의 실랑이를 목격, 제지하려고 접근했다가 그 경찰에 의해 총상을 입었고, 경찰도 그 자리에서 총상으로 사망한다. 경찰은 부상을 입은 무미아를 구타 후 병원으로 옮기고 무미아가 범행을 시인했다고 주장하며 그를 살해범으로 기소한다. 그는 1982년 6월 재판 시작 한달만인 7월 3일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 사건에서 석연치 않은 점들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무미아가 범인이라고 지목했던 사람들이 후에 모두 자신들이 경찰의 압박과 회유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무미아가 병원에서 범행을 자백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사람들의 증언은 법정에서 채택되지 않았으며, △검찰측이 제시한 탄도학적 증거들은 부실하기 짝이 없는 것들. 경찰 시신에서 발견된 총알은 38구경이었으나 무미아가 소지했던 총은 44구경이었으며 사건 발생 직후 사격여부를 증명하기 위한 총과 손의 화약검사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 사건을 경찰에 의한 흑인민권운동의 탄압으로 보고 있다. 당시 무미아는 불법적인 경찰의 흑인 구타 및 탄압을 계속 비판하고 있었고, FBI의 요주의인물 리스트에 올라있었다. 또 증인들은 현장에 무미아 외에 도망친 사람들이 있다고 했으나 경찰은 처음부터 무미아만 구속했고 다른 사람들은 조사하지도 않았다.

무미아는 지난 20년간 필라델피아 대법원, 연방 대법원 등을 통해 항소등을 통한 법정투쟁을 계속해왔으나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1995년 원심판결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탄원에 대해, 원심에서 사형을 선고했던 윌리엄 새보 판사가 자신이 판결했던 원심을 심리, 원심보전 판결을 내렸다. 1999년 10월 사형집행을 열흘 앞두고 무미아 측은 인신보호청구소송(writ of habeas corpus)을 동부 펜실베니아 연방 지방법원에 제기하게되며 윌리엄 요한 판사가 재판을 주재하게 된다.

그러나 인신보호청구소송에서도 미심쩍은 판결은 계속된다. 지난 7월 19일 요한판사는 자신이 살해 진범이라고 주장하는 아놀드 베벌리의 법정증언을 거부했다. 뿐만 아니라 변호인의 디포지션요구도 묵살했다. 디포지션이란 후에 증인의 재진술이 어려울 경우에 대비, 증거로 채택될 수 있도록 증언을 보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8월 17일 유죄확정후구제법(Post Conviction Relief Act)의 재적용이 가능한지를 결정하는 재판이 열렸으나 무미아를 수감할 교도소가 없다는 이유로 재판참석도 무산됐고, 판사 파멜라 댐브는 새로운 증거제시기한인 60일이 지나 재공판은 무의미하다는 검찰 측에 동의했다.

이제 무미아측은 오는 9월 7일 무죄증거가 법정에 제시되어야 하는 타당성을 주장하는 변론을 제출하게되고 그에 대해 검찰측은 9월 21일까지 반론을 제출하게 된다. 무미아 지지자들은 8월 17일에 이어 오는 9월 15일에도 필라델피아 시청 앞에서 무미아의 석방과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는 시위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