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개월 동안 실업계고 고3학생들의 현장실습 인권실태를 조사해온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가 지난 14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학생들 가운데 인력파견업체, 용역업체, 사내하청 등 중간업체를 통해 현장실습을 나가는 경우 어디서 어떤 조건으로 일하게 되는지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갖지 못하고 실습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사용업체가 실습생들을 채용하는 일에서부터 작업배치, 업무지시, 감독 등 전 과정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고 인력파견업체는 다만 학교로 채용(실습)의뢰서를 보내 학생들을 모아오는 역할과 임금을 지급하는 역할 정도만을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 중간업체들은 사용업체에 실습생을 떠넘기고 나서는 얼굴 한번 내비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간신히 최저임금 수준에 턱걸이하고 있는 실습생들의 임금에서 꼬박꼬박 중개 수수료를 챙겨가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임금 액수가 달라지고, 주5일 근무가 주7일 근무로 바뀌고, '잔업·특근 선택'이 '잔업·특근은 기본'으로 바뀌지만 이를 규제할 방안은 마땅치 않다. 또 파견법의 파견금지업무에 실습생들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은 등 사실상 '불법파견'이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