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유혈사태 주범 경찰기동단 해체하라"

인권회의, '인권단체 집중행동의 날' 선포

지난달 15일 여의도 농민대회에서 자행된 살인진압의 주범인 경찰기동단이 해체요구에 직면했다. 전국 35개 인권단체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아래 인권회의)는 2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서울경찰청 기동단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동단 해체와 고 전용철·홍덕표 농민 사망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22일 열린 기자회견

▲ 22일 열린 기자회견



인권활동가 30여명이 모인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농 문경식 의장은 "농민대회에서 연행된 농민들 가운데 9명은 차가운 감옥에 갇혀 있지만 2명의 농민을 때려죽인 경찰은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경찰청장의 파면과 기동단장의 구속을 요구했다. 또 "만행을 저지른 경찰기동단을 해체하고 가해 전경을 색출해서 구속처벌해야 한다"며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노무현 정권 퇴진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기동단 정문에 붙인 스티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기동단 정문에 붙인 스티커



인권회의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민중의 생존권적 요구를 도저히 배겨낼 자신이 없는 이 나라 정부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말하는 노동자 민중의 저항이 있을 때면, 어김없이 경찰기동단을 앞세워 노동자 농민의 요구를 봉쇄해왔다"며 "성숙한 시위문화를 바란다면, 진정 인권경찰로 거듭나고 싶다면, 경찰은 더 이상 인권직무규칙이나 인권경찰 같은 거짓 사탕발림을 입에 담지 말라"고 지적했다. 또 "끊임없이 반복되는 경찰폭력의 물리적 토대부터 갈아엎어야 한다"며 경찰기동단의 해체와 농민대회 지휘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인권활동가들은 '경찰폭력 추방!', '기동단을 해체하라',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기동단 정문과 벽에 붙였다.

경찰폭력 규탄을 주제로 열린 민가협 목요집회

▲ 경찰폭력 규탄을 주제로 열린 민가협 목요집회



기자회견에 이어 인권활동가들은 오후 2시 탑골공원 앞에서 열린 제598회 민가협 목요집회에 참석했다. 다산인권센터 박진 상임활동가는 "방어를 위해서만 사용하도록 하는 방패로 머리와 목을 겨누는 경찰이 인권경찰이라고 나불댄다고 해서 인권경찰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권오헌 민가협 공동의장은 "국가권력은 정의를 지키기 위해 국민들이 위임한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경찰이 생존권을 박탈하는 WTO 체제에 반대하는 농민들을 무자비하게 구타해서 죽였다"고 지적했다. 박응두 전농 정책위원장은 "600명이 넘는 부상자 가운데 대다수가 목과 얼굴, 어깨 등 상반신을 맞았다"며 "11월 15일 여의도공원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민가협 박성희 간사는 "허준영 경찰청장이 인권은 지켜서 좋은게 아니라 꼭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을 때 군사독재정권 시절 경찰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지만 경찰폭력은 점점더 노골적이고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났다"며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정부의 시책에 반하는 의사표명을 한 농민들이 공권력에 의해 철저하게 유린됐고 자유를 박탈당하는 형벌까지 받고 있다"고 규탄했다.

22일을 '인권단체 집중행동의 날'로 선포한 인권회의는 오후 3시30분경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전용철·홍덕표 농민의 분향소에서 조문했다. 이어 오후 7시부터 청와대 앞에서 '농업의 근본적 회생과 고 전용철 고 홍덕표 농민 살해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철야노숙투쟁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