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재활원은 장애인들에게 전문적인 의료와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국립병원이다. 의료와 재활 서비스가 필요한 장애인이 서울에만 있는 것은 아닐텐데, 국내에 단 하나 서울에 있는 국립재활원은 서비스의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국립재활원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nrc.go.kr)에 가보면 “장애로 잃어버린 “행복” 국립재활원이 찾아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첫 화면에 화려하게 등장한다.
오호라~ 장애를 갖는 건 불행한 일이구나! 그런데 그런 장애인에게 행복을 찾아 준다니 정말 좋은 일을 하는군! ‘장애인복지 증진’에 기여하겠다는 국립재활원은 ‘정상’이라는 잣대를 놓고 그 기준에 맞지 않는 장애인은 ‘비정상’이 되고, ‘비정상’인 장애인은 그 자체로 행복할 수 없다고 가정하고 있는 듯하다. ‘당신이 가진 장애를 우리의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좀더 비장애인스럽게 만들어 줄테니 잃어버린 행복을 찾으라!’
국립재활원 인터넷 홈페이지의 이러한 문구는 문자가 야기하는 또다른 차별이다. 장애는 그 자체로 불행하지 않다. 장애는 신체적·정신적 차이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그러한 차이가 수용되지 않는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적·물리적 장벽에 의해 일상과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상태이다. 이 사회에서 ‘장애로 “행복”을 잃어버리게 되었다’면, 그것은 국립재활원과 같이 장애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 따른 차별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국립재활원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는 장애인들은 “행복”하지 않다.